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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독교계의 대북지원 발전방안: 사마리안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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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의 대북지원 발전방안: 사마리안의 딜레마

- 강동완 박사(통일연구원 책임연구원) 


1995년 북한의 수해 지원을 계기로 시작한 대북 인도적 지원이 올해로 13년째를 맞고 있다. 정부는 물론 기업, 언론, NGO 등 각계 다양한 행위자들이 대북지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였다. 특히, 한국교회 및 기독교계 NGO의 대북지원사업은 형제애·동포애 차원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고 남북간 화해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대북지원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을 주도하고, 남북관계가 경색되었을 때는 화해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였다. 

하지만 대북지원물자 전용과 같은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원의 정당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었고, 이는 남남갈등의 한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대북지원사업의 공과에 대한 냉철한 성찰을 통해 남북한 상생과 공영을 이루기 위한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반도 주변정세가 급변하고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변화됨에 따라 대북지원 방식 역시 발전적 변화가 필요하다.

국제사회의 원조개발 이론에는 ‘사마리아인의 딜레마’라는 개념이 있다. 지원상황이 반복되면 도움 받는 자는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나 동기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와 기독교계 NGO의 대북지원은 지금까지 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즉, 강도 만난 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빈곤의 악순환은 계속 되었고, 무엇보다 북한 스스로의 변화 의지를 제고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여기에서 바로 사마리아인의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이다. 강도 만난 자가 스스로 재활하려 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움만 요청하는데도 과연 지금과 같은 방식의 지원을 계속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사마리아인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움 받는 자가 스스로 재활할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위기상황은 긴급구호 차원의 지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일시적이며 단편적인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 관점에서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난 10여년 이상 동안 지속된 대북지원이 북한 주민의 실질적 삶의 질을 수반하지 못하고, 단기적 미봉책에 불과하였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이제 대북지원은 단순물자 전달 방식이 아닌 북한의 변화의지를 제고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협력의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보건의료 분야 지원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보건의료 분야 지원은 비교적 정치적 사안과 연계되지 않으며, 남북공동진료나 기술교육 등을 통해 남북 주민간 접촉면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남북간 건강·영양상태 불균형을 해소하여 통일 기반을 조성해 나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난 시기의 지원이 북한의 위기상황에 대한 ‘현상관리’차원에서 추진되었다면, 이제는 남북한 통일 시대를 만들어 가는 적극적 대북지원이 추진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당국간 대화가 중단되고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대북지원을 위한 한국 교회 및 기독교계의 역할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대북지원이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 ‘너나들이’(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네는 사이)로 살아갈 수 있는 디딤돌의 역할을 감당하기를 기대한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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