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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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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 이태형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장)
 

2001년 출간된 짐 콜린스의 기업 경영 서적인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책은 콜린스와 연구팀들이 5년여 동안 수많은 기업을 분석한 끝에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11개의 기업을 선정, 그들에게서 추출해 낼 수 있는 기업 경영 노하우와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도약 기업과 함께 위대한 회사로 나아갈 충분한 잠재력이 있었으나 끝내는 좋은 기업으로 머물거나 아예 사라져버린 비교 기업들의 사례도 적시했다. 

콜린스는 책에서 "좋은 것은 큰 것, 거대하고 위대한 것의 적"이라면서 "대다수의 사람이나 회사는 위대한 삶이나 위대한 기업으로의 도약을 하지 않고 '좋은 것'에 머물러 버린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 책을 다시 읽다가 위대한 회사로 도약했다고 제시된 사례 가운데 패니메이란 이름의 회사를 발견했다. 부동산 담보대출 회사인 패니메이는 우리로서는 낯설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회사다. 패니메이는 대출 관련 담보의 리스크를 평가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담보 대출 분야의 선두 주자가 됐다. 저소득층도 편리하게 집 담보 대출을 받게 함으로써 누구나 주택을 소유할 수 있게 하겠다는 '숭고한' 비전도 갖고 있었다. 

콜린스는 패니메이가 평범한 회사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비결을 여러 각도로 제시하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기에 앞서 적합한 사람들을 버스(회사)에 태웠다' '기술을 추진력의 발동기가 아니라 가속페달로 사용했다' '확고한 비전을 갖춘, 그러나 현실의 문제를 정확하게 직시한 리더가 있었다' 등 여러 긍정적 원인들을 찾았다. 

콜린스의 분석대로라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패니메이는 영원한 위대함의 모델로 우리에게 길을 제시해 줘야 한다. 그러나 이제 패니메이라는 회사는 이 땅에 없다. '위대한 기업' 패니메이는 이번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콜린스가 도약 기업의 반대 사례로 제시한 비교 기업과 같은 신세가 된 것이다. 

패니메이뿐 아니다. 이제는 우리 귀에도 익숙한 리먼브러더스는 얼마나 좋은 회사였는가. 지난해 윌 스미스가 주연한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가 상영됐다. 경제불황의 시기에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 분)라는 세일즈맨이 온갖 역경을 뚫고 월 스트리트에서 성공적인 주식 중개인이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에서 윌 스미스가 그렇게도 들어가고 싶어했던 증권회사가 있었다. 바로 리먼브러더스다. 리먼브러더스는 비록 콜린스의 위대한 기업의 범주에 들지 못했지만 영화 속에서도 선망의 대상이 된 회사였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도 이번에 쓰러졌다. 

'위대한' 패니메이도 망했다. 크리스 가드너가 선망했던 리먼브러더스도 망했다. 위대한 것도 사라지고, 화려한 것도 여지없이 없어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참으로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든다. 우리는 지금 불황의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 불황의 시기를 통해서 우리가 얻는 교훈은 무엇일까. 이사야서는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든다고 하면서 다음 말을 덧붙인다. '참으로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우리는 지난 호황의 시절 동안 세상적인 위대함에 함몰되었다. 우리가 참으로 위대한 것, 영원히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할 수 있다면 지금의 경제 불황은 오히려 영적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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