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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바마식 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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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식 목회  
 
- 이태형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장)
 

"물에 빠진 사람은 구해줄 사람이 흑인인지 백인인지 가리지 않는다. 오직 그의 팔뚝이 굵은지 아닌지에만 관심이 있다." 

버락 오바마의 승리로 끝난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미국 언론의 재미있는 기사 가운데 하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평소 관심을 두었던 항목과는 전혀 다른 본질적인 가치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사람들은 본질을 생각한다. 미국인들은 오바마가 위기의 미국을 구원할 본질적인 능력을 매케인보다 더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역사는 이뤄졌다. 

미국의 복음주의자들은 오바마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정책 가운데 복음주의적인 관점에서 기독교 정신과 위배된 내용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낙태와 동성애, 줄기세포 등의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 오바마는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기독잡지 크리스처너티 투데이가 대선 후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대선 결과에 실망했다는 대답이 36%에 달했다. 대선 이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오바마 신드롬'이 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은 매케인에게 표를 던졌지만 매케인은 참패했다. 

오바마의 신앙에 대해서 복음주의자들은 실망할지 모르지만 그의 삶과 신념 등은 충분히 기독교적이다. 오바마는 지난 시절 끊임없이 소외된 이웃의 삶의 개선을 위해서 헌신해 왔다. 하버드 법과대학원을 우등으로 마친 그에게 수많은 로펌에서 고액 연봉을 제시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이를 외면하고 소수민족과 저소득층 시민들을 대상으로 유권자 운동을 펼쳤다. 시카고의 작은 법률회사에서 흑인들의 인권 향상과 주거환경 개선에 앞장섰다. 이 사회의 '작은 자들'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소통의 리더십, 경청의 리더십의 소유자다. 적도 친구로 만들어 서로 승리하는 길을 알고 있다. 긍휼의 마음, 즉 컴패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리더십이 아닌가 싶다. 오바마는 운동장에서 홀로 뛰는 스타 플레이어형 리더라기보다는 선수들을 잘 지휘해 모두 승리하게 만드는 코치형 리더다. 무엇보다도 그는 희망의 전염자이다. 바랄 수 없는 환경 가운데서도 성공과 승리를 믿는 믿음, 진보를 향한 신념이 있다. 

오바마가 당선된 직후 나는 유튜브를 통해서 블랙 아이드 피스의 구성원이었던 윌 아이 엠이 만든 '예스, 위 캔(Yes, We Can)' 뮤직 비디오를 보았다. 이미 대선 직전까지 1100만여명이 보고 간 뮤직 비디오다. 오바마가 외쳤던 "우리는 할 수 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미국을 치료할 수 있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찬 구호를 음악과 함께 들을 수 있었다. 'Change(변화)'와 'Hope(희망)' 'Can(할 수 있다)'과 같은 단어의 자막이 너무나 힘 있게 다가온다. 

지금 한국 교회에는 '오바마식 목회'가 필요하다. 이제 사람들은 목사의 경력이나 교회의 크기를 보지 않는다. 오직 목사의 영적 팔뚝이 굵은지 가는지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 교회의 외양보다는 그 교회가 본질에 충실한지에 더욱 신경을 쓴다. 오바마의 승리는 본질의 승리였다. 위기의 시대를 맞아 사람들은 본질의 사명에 충실한 교회와 목회자를 찾는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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