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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토요 편지] 사랑은 모든 걸 감싸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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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편지] 사랑은 모든 걸 감싸주고  

- 이철환 동화작가 
 

우리 집 어항에 금붕어 두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한 마리는 빨간색이고 한 마리는 검정색이었습니다. 금붕어들이 헤엄치며 노는 것을 나는 자주 바라보았습니다. 금붕어의 꼬리지느러미는 비단결처럼 아름다웠습니다. 하늘하늘 펄럭이는 꼬리는 물결보다 햇살보다 더 아름다웠습니다.

어느 날 청거북이 한 마리를 사왔습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금붕어가 있는 어항에 청거북이를 넣어 주었습니다. 혹시나 거북이가 금붕어를 괴롭힐까 봐 유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다행히도, 거북이는 금붕어를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금붕어와 거북이는 같은 먹이를 먹으면서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여러 날 동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 어항을 들여다보니 어항 속에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꼬리지느러미가 거의 다 잘린 채 금붕어 한 마리가 어항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꼬리지느러미가 잘린 금붕어는 헤엄을 칠 수 없었습니다. 금붕어는 바닥에 가라앉아 가파른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습니다. 집을 비운 사이 먹이를 주지 못한 탓이었습니다. 거북이가 금붕어의 꼬리지느러미를 야금야금 뜯어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던 것입니다.

어찌해줄 방법이 없었습니다. 가엾은 금붕어는 며칠이 지나 죽고 말았습니다. 금붕어 꼬리를 뜯어먹은 거북이가 미웠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금붕어의 죽음이 거북이 탓만은 아니었습니다. 조그만 거북이에게 꼬리를 빼앗길 만큼 금붕어가 힘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없었습니다. 금붕어가 평화롭게 살고 있는 어항에 아무 생각 없이 거북이를 넣은 내가 문제였습니다. 때가 되면 먹이를 챙겨 준다고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노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봐 준다고 해서 사랑을 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예쁘다고 말해 주는 것보다, 사랑한다고 말해 주는 것보다, 끝까지 책임져 주는 게 사랑이었습니다. 그가 힘겨울 때마다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사랑이었습니다. 그의 곁으로 가 흐르는 눈물이 되어 주는 것이 사랑이었습니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것도 아니요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고전 13:1∼3)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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