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복음주의자들을 위한 변명

첨부 1


[해외석학칼럼] 복음주의자들을 위한 변명  
     
- 리처드 마우(풀러신학교 총장)
 

미국 대통령 선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선거 후 한 주간 정도 지나면서 내 마음은 다소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당선자 오바마 때문이 아니다. 오바마가 대국민 연설을 할 때 나도 수많은 미국인들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내가 분개했던 건 선거 후 종교적 이슈에 대한 분석들 때문이다. '뉴스위크'에 실린 리사 밀러의 '복음주의 이후의 미국'은 나를 불쾌하게 했던 것들 가운데 하나다. 

그 글의 논조에 따르면 오바마의 승리로 복음주의자인 나는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 시대에 뒤진 자가 되고 말았다. 밀러의 생각대로라면 선거 개표 결과는 대중매체가 흔히 망각해왔던 점, 즉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미국의 유일한 중요 종교집단은 아니라는 점을 우리 모두에게 상기시켜주었다. 그 글에 따르면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같은 보수 복음주의자들만이 세상에서 판을 치고 있었다. 

난 복음주의자이지만 나의 입장에 대해 종교적 우파로부터 언제나 그리 높은 점수를 얻지는 못한다. 하지만 일부 핵심적인 공공 정책 이슈들에 대해서는 그들과 어느 정도 견해를 같이 한다. 복음주의에 대해 요즘 배워야 할 교훈이 있다면 그건 오바마의 당선으로 우리 복음주의자들이 공적 토론의 장에서 추방당했다는 것이 아니라, 리사 밀러 같은 이들이 생각하듯 우리가 그처럼 고지식하게 정형화된 사람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다양한 배경, 경험, 경제 수준을 지니고 있다. 복음주의자들은 도시에도 있고 농촌에도 있다. 지구촌 곳곳의 여러 나라에 복음주의자들이 살고 있다. 복음주의자들은 모든 '족속과 방언'을 대표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언제나 같은 자리를 점유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확실히 나 자신을 포함해 절대다수의 복음주의자들은 낙태와 '전통적인 가족 가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공공 이익을 진작시키는 다양한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자유주의적인 논평가들은 우리를 단일 문제에만 집착하는 신정(神政)주의자로 정형화하지만, 미시간주의 마스힐바이블교회 젊은이들은 르완다에서 수질 정화 작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새들백교회는 에이즈 문제에 관여하고 있다. 

또 도심의 구제선교회들은 노숙인들을 위해 침대와 식사를 제공하며, 풀러신학교 학생들은 '더 푸른' 캠퍼스를 주창하기도 한다. 그밖에도 평화운동이나 성매매 희생자들을 해방시키기 위한 노력 등 이야깃거리는 많다. 남을 돕기 위한 전 세계 많은 운동들이 복음주의자들에 의해 시작됐다. 이런 일은 때로 다른 신앙 공동체들과 협력해서 수행되기도 한다. 복음의 요구(이웃을 사랑하라)에 순응하려는 욕구가 이런 노력들의 동기가 되었다. 

복음주의 세계 가운데 내가 소속한 측에서는 버락 오바마의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그를 지지하지 않은 투표자들도 그렇다. 다수의 공화당 복음주의자들은 오바마의 리더십을, 미국이 과거의 인종차별로부터 벗어나 위대한 발걸음 내딛고 있다는 하나의 상징적 사건으로 본다. 그들은 대통령 당선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전능하신 주님의 도우심으로, 복음주의자들을 포함해 우리 모두가 깊이 있는 대화의 장에 들어가 극한 대립과 무례한 언동들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번역:김춘섭 예수로교회 목사>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