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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토요 편지] 성경이 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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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편지] 성경이 나에게 말했다  

 - 이철환 (동화작가)
 

성경이 나에게 말했다. 밤송이의 가시는 누구에게나 아픈가. 알밤에게도 가시가 아픈가. 당신은 무엇을 기준으로 말했는가.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당신은 말했는가. 빵보다 펄럭이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당신은 말했는가. 요금이 제일 싼 기차를 타려고 두 시간이 넘도록 기차를 기다리는 가난한 할머니 앞에서도 당신은 그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급식비를 내지 못해 점심을 먹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의 슬픔 앞에서도 당신은 그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당신은 맨드라미 작은 씨만큼이라도 말을 아끼지 않겠는가. 아무렇게나 살아가는 사람을 보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당신은 말했는가. 버러지 같은 인간이라고 함부로 말했는가. 그의 어린 시절의 아픔을 당신은 들어본 적 있는가. 바람난 엄마는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다른 여자를 집안으로 불러들이고, 툭하면 대문을 걸어 잠그고. 추운 겨울 밤, 밤이 늦도록 거리의 칼바람을 맞으며 어린아이가 증오했을 세상을 당신은 맨드라미 작은 씨만큼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옳고 그름에 대한 당신의 기준은 무엇인가. 법인가, 책인가, 아니면 당신 자신인가. 철 따라 피어나는 꽃처럼 당신의 말은 정확한가. 모천으로 돌아오는 은빛 연어처럼 당신의 기준은 정확한가. 갈 곳을 정하지 않고도 소리 없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당신도 소리 없이 흘러갈 수 없는가. 이해할 수 없어도 사랑할 수는 있다고, 침묵으로 말해 줄 수 없는가. 당신은 왜 이기려고만 하는가. 싸움에 이기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싸움에 져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는가. 

맨드라미 작은 씨만큼이라도 당신이 져줄 수는 없는가. 당신 가슴 속엔 당신도 알지 못하는 용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당신 가슴 속엔 당신도 알지 못하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당신의 용기와 사랑은 맨드라미 작은 씨앗을 품어주는 대지의 어머니보다 더 넓고 더 따스하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는가.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부터 나오느니라 사람의 행위가 자기 보기에는 모두 깨끗하여도 여호와는 심령을 감찰하시느니라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잠 16:1∼3)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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