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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난주간 한국 교회와 서해안… 성장만 좇다 재앙,생명의식 되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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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태윤 목사(군산성광교회, 전 기장 총회장)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사고 피해 규모가 자그마치 4240억원, 복구하는 데만 20년이 걸린다고 한다. 해변가에 널브러져 있는 어패류의 떼죽음을 지켜보며 눈물짓는 어민들,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시름에 젖은 상인들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한없이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기름띠로 검게 변한 바다와 그 위에 죽어 있는 생명들을 TV화면으로 바라보면서 우리 사랑하는 교회들의 모습이 순간 오버랩됐었다. 기름띠로 고통받고 있는 우리의 바다처럼 우리의 교회들도 깊숙한 곳에서 아파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아파하는 교회를 세상이 치유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을 보았다. 세상을 개혁해야 할 주체인 교회를 말이다. 

이제 세상은 교회를 더 이상 순결한 신부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부패의 온상이라도 된 것인양 비난하고 손가락질하고 있다. 우리 어머니 교회가 왜 이렇게 비난의 한복판에 선 것일까. 

지난 30여년간 우리는 교회의 사명은 성장이라고 생각했다. 교회의 성공은 성도 수를 늘리는 것이고, 건물을 크고 웅장하게 짓는 것이며, 예산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암암리에 그렇게 생각했고, 그런 교회들을 부러워했다. 그리고 교회의 모든 동력을 큰 교회 되는 일에 집중시켰다.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는 교회 성장이 목회자의 이력이 되고, 능력이 되고, 실력이 되었다. 그런 성장의 검은 그림자 아래서 수많은 생명이 죽어간 것이다. 

그래서일까. 교회 건물은 휘황찬란해지고 있지만 우리의 소중한 미래인 학생들은 하나둘씩 교회를 떠나고 있다. 떠나버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반기독교세력이 되어 교회를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교회의 영광도 덩달아 땅에 떨어지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이 상황을 끝내야 한다. 자녀들에게 교회는 생명을 품고 해산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명의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기독교는 생명사상이 분명하다. 창녀와 죄인, 세리와 나그네, 과부와 고아가 주님의 친구였듯이 우리도 이 땅의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 장년 위주의 교회를 학생 위주의 교회로 전환하는 것도 시급하다. 작은 아이들을 위해 교회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생명의식 없는 건물도, 생명의식 없는 예산 확충과 집행도 지양해야 한다. 내려놓아야 한다. 겉모습으로 승부하던 시절은 떠났다. 

모든 생명은 하나님의 것이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기에 거기에 있는 것이지 우리의 이익과 목적의 수단으로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생명을 이용하려 할 경우엔 신중한 연구가 앞서야 한다. 그것이 이 세상의 주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이며, 우리 후손에 대한 최선의 배려이다. 그런 것을 교회가 세상에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기름 범벅이 된 태안반도는 시간이 지나고 돈이 들면 원상태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회복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명의식의 부재로 사라진 교회의 영광은 돈으로도, 시간으로도 회복이 안 된다. 생명의식에 대한 철저한 회개와 반성만이 해법이다. 생명을 살리시고자 고난과 죽음을 기꺼이 감당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그래서 2008년 고난과 부활을 맞는 조국 교회에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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