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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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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하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새봄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철이 찾아왔다. 예전과 달리 공정선거가 자리잡아 가는 것이 반갑다. 돈 봉투를 돌리다 적발되면 톱뉴스가 되고, 지역감정을 자극하면 구시대적 작태로 비판을 듣는다. 달라진 세상이 참 고맙다.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그만큼 냉정하다. 더 많이, 더 큰 범위에서 시대를 바꾸고, 세대를 교체하길 원한다. 정당의 계파 다툼과 추종 세력의 이해와 상관없이 국민이 원하는 것은 깨끗한 정치인, 정치의 선진화다. 

사실 정치문화 개선은 정치인들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유권자도 선택을 통해 정치행위를 한다. 특히 기독교인은 한국사회의 개혁과 민주주의 발전에 책임있는 자세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존 웨슬리의 말처럼 기독교는 ‘고독한 종교’가 아니라 ‘사회적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조건 교인 편들기와 기독교 집단주의는 외려 반기독교 정서를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행정편의를 위해 교회가 투표소로 사용되는 것조차 시빗거리가 되니 말이다.

물론 정치개혁은 한 장의 투표로 시작하지만 그것으로 완성될 수는 없다. 국회의원 후보자의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선거철만 되면 교회를 찾아오고, 자신이 교인임을 내세우지만 그들 중에서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유권자에게 같은 종교임을 내세워 표를 구하듯이, 우리 역시 후보자에게 기독교인으로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다.

언제 우리 기독교인 정치가들이 정당의 이해를 넘어 신앙 양심을 고집한 일이 있던가? 
어느 때 우리가 뽑은 정치가들이 돈키호테 취급을 받을지언정 예수 정신을 대변한 일이 있는가? 
이 말은 기독교인 정치인에게 교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라는 요구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설령 교회의 요청을 거절하더라도 기독교인다운 희생과 모범을 말과 행동으로 보여 달라는 것이다.

독일의 신학자 프란츠 알트는 1982년 ‘산상설교의 정치학’이란 책에서 이 시대 기독교인 정치가들이 예수의 산상수훈 정신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2000년 전에 선포된 산상설교에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영적 열쇠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것을 현실정치에서 실현해 나갈 것을 주창했다.

기독교인에 기반한 정치인은 많아도 기독교 이상에 기초한 정치인의 부재는 특정한 종교집단으로 하여금 정치적 야망을 갖도록 하였다. 통일교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종교의 정치참여가 곤란하다는 왜곡된 틈을 비집고 통일교가 국민의 대표성을 선점하려 하는 의도는 마땅히 경계할 일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전준비 없이 선거철만 되면 정당을 급조하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100년 이상 뿌리 내린 유럽의 기독정당들이 어떻게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하고 대안을 준비하는지 이 봄에 부지런한 농부의 심정으로 씨앗을 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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