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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필트다운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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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충영 교수(경북대학교 명예교수) 

영국 서섹스 주의 필트다운(Piltdown) 지방의 아마추어 고고학자였던 찰스 도슨(CharlesDawson: ?-1916)은 1911년경 필트다운 지역의 한 자갈층에서 인류조상의 것으로 보이는 몇 개의 뼈를 발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두개골 파편과 이빨이 달린 턱뼈를 감정한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우드워드(Arthur Smith Woodward)는 이것은 약 50만 년 전쯤의 인류의 조상인 원인(原人)의 뼈라고 주장했습니다. 이것과 함께 발굴된 동물의 화석들이 약 50만 년 전의 것이라는 사실이 그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 주장에 반대한 학자들도 많았습니다. 턱뼈가 원인(原人)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원숭이의 것과 닳았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는 인류와 유인원이 같은 조상에서 출발했다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지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유인원에서 인류로 넘어오는 진화의 과정에서 그것을 잇는 존재, 이른바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를 찾아내려고 많은 학자들이 열을 쏟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이것이 발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인류가 진화한 것이 아니라 창조되었다는 창조론을 지지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이를 발견한다는 것은 진화론자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1915년 도슨은 또 한 벌의 두개골과 턱뼈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좀더 온전한 상태로 발굴되었으므로 우드워드의 주장이 옳은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따라서 도슨은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낸 인물로 널리 알려졌고 그 이름을 <가장 오래된 인류>라는 뜻의 <에오안트로푸스 도스니 Eoanthropus Dawsoni>라고 부르거나 발견된 지방의 이름을 따서 <필트다운인>라고 불려지게 되었습니다. 

이 필트다운인은 제2-3간빙기에 살았던 가장 오래된 인류로 간주되었고 인류학, 지질학, 선사학의 권위자들이 앞다퉈 이를 보증을 했습니다. 도슨은 학계와 사회로부터 큰 지지와 찬사를 받았고 <필트다운인>에 관련된 논문이 200여 편이나 발표되었습니다. 이상한 것은 도슨이 죽은 1916년 이후에는 필트다운에서 아무런 원인의 뼈가 발굴되지 않았고 발견된 것은 그 이후 밝혀지게 된 인류 진화 계통의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다른 화석 인류들은 뇌가 비교적 작고 이빨이 진화한 반면 필트다운인은 그 반대였기 때문입니다. 

1948년 이에 의문을 품은 대영 박물관의 케네스 오클리(Kennesp, Oakley)를 비롯한 몇몇의 학자가 불소연대측정법, X선투시검사, 질소함유량 검정 등 여러 가지 첨단방법들을 동원하여 수수께끼를 풀어냈습니다. 필트다운인의 두개골은 비교적 오래된 다른 원인의 것이었으나 턱뼈는 현생 오랑우탄의 뼈를 가공하여 붙이고, 표면에 약을 발라서 오래된 것처럼 꾸민 사기였다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발굴된 50만 년 전의 동물 화석들은 세계 각지에서 모아서, 필트다운의 자갈층에 가짜 원인의 뼈와 함께 묻었다가 다시 파낸 것이었습니다. 찰스 도슨은 오늘날 원인 발굴사상 <최대의 사기극>을 꾸민 장본인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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