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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진실과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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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왜곡  
 
- 손달익 목사 (서문교회) 


탈북자들의 현실을 소재로 만든 영화 크로싱은 소위 해피엔딩이 아니다.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탈북했던 어린 소년 준이가 천신만고 끝에 몽골 국경의 철조망을 넘어 들어갔지만 끝내 아버지를 만나지 못한 채 몽골의 광야에 쓰러져 안타까운 삶을 마감하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영화를 만든 감독은 시사회에서 주인공 소년과 동년배인 자기 아들로부터 심한 항의를 받았다고 했다. ‘죽게 하지 말아야지 왜 죽는 것으로 만드느냐, 아버지는 잔인하고 나쁜 사람이다’는 항의였다. 그는 아들에게 “이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시종 사실을 표현하기 위해 애쓴 흔적을 진하게 남겼다. 이념에 의해 해석된 현실이 아닌 실체적 현실을 보여주는 측면에서 그는 성공적이다.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강한 힘이 있는 것은 실제적 진실 그 자체이다. 진실을 아는 것이 그 무엇보다 앞선 가치이다. 

여호수아 7장에 아이 성 정복에 나셨던 여호수아의 군대가 크게 패한 후 낙심에 빠진 여호수아의 모습이 소개된다. 그들 모두를 큰 혼란과 절망에 빠지게 했던 원인은 아간의 숨겨진 범죄였다. 결국 그 숨겨진 사실이 진실되게 공개된 후에야 그들은 아이 성을 점령할 수 있었다. 오늘 우리는 6·25 전쟁 발발 58주년을 맞이하면서 북한선교와 통일을 위해 더욱 기도해야 함을 다시 깨닫는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북한의 진실된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식량사정도 그렇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의 전언으로는 “1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북한당국은 “남쪽 도움 없어도 된다”고 큰 소리 친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어 돕기도 어렵다. 그동안 투명성의 문제가 많이 지적돼온 것에 대해 이제는 북한이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국제기구의 지도와 충고를 수용했다면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이 이미 해결되었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은폐되어 있으니 작은 성 아이도 점령하기 힘든 이스라엘처럼 된 것이다. 모든 대책과 주장들이 사실에 근거하지 못하면 전혀 효과적일 수가 없다. 이 원칙은 국내의 여러 문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쇠고기 파동을 지켜보면서 정부당국의 진실하지 못했음이 문제를 키웠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제는 시위에 나선 이들이 쇠고기 문제를 거론하면서 사실은 다른 목적을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음이 사실이다.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시:19:3,4)”라고 하셨다. 숨기고 말하지 않는다 하여 세상이 모르는 바는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의 추악한 욕심을 위해 사실을 감춘다하여 진실이 영원토록 은폐되지는 않는다. 그럴수록 문제는 더 심각하고 일은 더 어려워진다. 진실하고 투명한 사회만이 건강한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희망 공동체가 될 수 있음은 바로 이 때문이다. 영화 크로싱을 제작한 감독의 진실에 대한 신념이 우리 모두에게 있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그때 우리의 내일을 긍정으로 희망해도 부끄럽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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