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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온유함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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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함의 힘 

- 손달익 목사 (서문교회)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자인 존 녹스가 1572년 11월24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장례식에서 설교자는 "여기 사람의 얼굴을 두려워하지 않던 사람이 누워 있다"라고 추모했다. 녹스는 실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던 위대한 용기를 지닌 신앙인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이런 강인함과 저돌적인 추진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영국군이 스코틀랜드의 성앤드루 성을 포위했을 때 성 안의 지도자들이 긴급 모임을 가졌다. 그 중 한 사람이 "우리 가운데 우리를 지도해줄 믿음과 능력을 지닌 한 사람이 있다"고 녹스를 지명했을 때 녹스는 "너무나 두렵고 부끄러워 그 자리를 떠났다"라고 훗날 회고했다. 그에게는 이런 수줍음과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온유한 마음이 근본 바탕에 깔려 있었다.

토머스 칼라일은 "모든 신앙적 위인들의 특성은 성실성(integrity)이다"라면서 성실성이란 세심함과 깊은 배려가 있는 여성적이고 모성적인 성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자주 강력함에 대한 희망을 가질 때가 많다. 그 강력함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난관을 극복하는 관건이 될 걸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주님은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다"라고 하셨다. 땅을 기업으로 받는 사람은 세상 안에서 선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지도자를 의미한다. 

온유한 사람이 지도력을 가질 수 있고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을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쓰신다는 의미이다. 미래사회의 진행방향을 우리가 예측하기 난감하지만 그 미래역사도 하나님의 장중에 있고 하나님은 미래에도 온유한자를 사용하심은 분명하다. 그러기에 내일을 품고 사는 사람은 먼저 자기 속사람을 온유하게 길들임이 우선순위임을 알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온유한 사람을 사용하심은 그가 자기 아집과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늘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수용성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를 버릴 줄 알고 자기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성품이 온유함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성경은 모세를 가리켜 "이 사람 모세는 그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민13:3)고 말하여 모세의 지도력이 그의 온유한 성품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힌다.

예수께서도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고 자신의 성품을 드러내어 말씀하셨다. 이런 온유함이 자기를 비우고 다스려 하나님의 뜻이 강물처럼 세상에 흘러들어가게 한 것이다. 온유함은 하나님께 길들여진 성품이어서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하고 예절바르면서도 악을 허용치 않는 담대함을 포용한다. 그러나 온유함이란 인간 본성을 갈고 닦아서 나타나는 성품이 아니다. 

갈5:23에는 온유함이 성령의 열매라고 가르치고 있다. 성령으로 말미암는 속성이 온유함인 것이다. 그래서 창41:37에는 온유한 사람 요셉을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으로 표현했다. 이는 본래적 천성과 관계없이 성령 안에 거하는 사람은 누구나 온유함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거스리(S Guthrie)는 완강한 고집과 힘의 남용으로 자기과시에 안간힘을 쓰고 자기를 나타내기 위해 '별 볼일 없이 튀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켜 신종야만인이라 불렀다. 강인함만 과시하려는 야만적 습성을 버리고 온유함으로 하나님을 섬겨 미래를 품는 삶을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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