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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상 속 크리스천의 ‘3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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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 크리스천의 ‘3I’

- 원용일 목사 (직장사역연구소 부소장)


설악산에 다녀오다가 미시령 휴게소에서 차가 고장 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배터리와 제너레이터 등 전기 계통에 큰 고장이 나서 결국 고치지도 못하고 몇 시간을 허비한 후 차를 견인해야 했습니다. 더운 여름 날 그늘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제가 이야기했습니다.

“얘들아, 미안하다. 아빠가 차를 미리 수리하지 못해서 너희들이 고생하네.” 그러자 당시 일곱 살짜리 딸아이가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아빠. 저는 휴게소 좋아해요.” 짜증도 내지 않고 생글거리는 딸에게 위로를 받으면서 순간 한 가지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교회에서 힘을 받고 세상으로 나가 목적지까지 가야 하는데, 교회 안에서만 삶의 위안을 얻는 신앙은 무언가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크리스천들은 세상이 구체적인 삶의 마당입니다. 우리의 가정과 일터와 사회 속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우리의 몸을 드리는 영적 예배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롬12:1).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참된 영성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세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체성(Identity)을 분명하게 세워야 합니다. 요즘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 직장에서 ‘비밀 그리스도인’으로 지내는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예수님이 살아 계시던 1세기나 2세기 무렵 그리스도인들은 목숨을 구하기 위해 박해를 피해서 물고기 그림을 그리며 지하 무덤의 미로를 헤맸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시대의 비밀 그리스도인들은 좀 다릅니다. 몇 년 동안 직장생활을 해도 동료들이 그가 예수 믿는 것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일터에서 예수 믿는 것을 나타내어야 한다고 해서 회사의 규정을 어겨도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근무 시간에 전도한다고 오랜 시간 이야기해도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세상에서 희생하고 양보하기는커녕 좋은 일에서는 자기 권리를 다 찾으면서 정작 의무로 감당해야 할 일은 빠지려고 한다면 얌체라고 불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 주님이 비웃음을 당하십니다. 크리스천은 일터에서도 착한 행실을 드러내는 빛 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마5:16).

예수 믿는 티를 내는 것과 아울러 또 한 가지 우리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은 윤리의 고지, 도덕의 고지를 점령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신실성(Integrity)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보통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하면 고위직에 올라 권력을 휘두르고 많은 돈을 벌어 세상적인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영향력은 다릅니다. 다니엘의 경우를 보아도 우리가 다니엘처럼 총리가 되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처럼(단6:4) 깨끗하기로는 일등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당시 권모술수가 난무하던 메데 바사 제국의 궁궐에서 고고하게 한 마리 학처럼 윤리적으로 전혀 흠 없이 탁월했던 신하가 바로 다니엘이었습니다. 다리오 왕은 이런 다니엘을 신임했습니다. 다리오 왕은 신흥국가의 틀을 잡기 위해 바로 그런 다니엘의 신실성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런 신실함을 우리 크리스천들이 강점으로 확보한다면 윤리경영을 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강점이 실제적인 능력이 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으니 얼마나 반가운 일입니까? 정직하지 않게 성공한 것으로는 하나님이 영광을 받지 않으십니다. 포기하세요. 차라리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정직한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우리가 깨끗해야 앞날을 내다볼 수 있습니다. 정직한 사람이 내다보는 사람의 앞날이 비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과 일터에서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세우고 윤리적 순결과 정직을 드러낼 때 우리는 영향력(Influence)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모여 예배드리는 직장선교회도 크리스천의 정체성과 정직함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직장선교회가 힘써야 할 것은 예배 모임만이 아닙니다. 일터와 사람들을 위한 ‘중보기도’에 힘쓰고 동료들뿐만 아니라 소외된 이웃을 향한 ‘사회봉사’를 통해 신우회가 이기적인 친교 모임이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관계전도’를 통해서 일터에서 크리스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비단 이 세 가지 일은 직장선교회에 속한 직장인들만이 아니라 모든 크리스천들이 개별적으로 일터에서 보여야 할 영향력의 구체적 표현입니다. 

특히 앞의 두 가지는 뒤의 관계전도를 위한 발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장은 21세기 전도의 황금어장이라고도 말합니다. 직장에서 크리스천으로 바로 서면 대결형 전도가 아닌 관계형 전도를 통해 동료들을 전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이 세상과 일터에서 정체성과 신실함을 통해 진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때 우리의 일터가 달라집니다. 그러면 우리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먼저 변화되고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받아야 하겠습니다. 정체성(Identity), 신실성(Integrity), 영향력(Influence)의 세 가지 I를 실천해 봅시다. 


원용일 목사

직장사역연구소 부소장이며 동양물산기업(주) 사목. 저서로는 <크리스천 비즈니스 백서>, <생존의 법칙>, <에녹과 함께한 동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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