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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앙 장부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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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장부의 일  

- 황형택 목사(강북제일교회)
 

어떤 인생이 과연 성공한 인생이라 불릴 수 있겠는가?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평가 기준은 도대체 무엇인가? 더 많이 쥐게 되면 성공인가? 권력을 쥐고 물질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풍성하게 지니면 성공한 인물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인가?

백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에는 그의 스승인 고능선 선생의 말이 등장한다. 한때 좌절한 청년으로 지나던 시기에 그 스승의 말은 백범을 좌절의 터널을 빠져나와 일어설 수 있게 한 힘이었다. "가지를 잡고 나무를 오르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벼랑에 매달려 잡은 손을 놓는 것은 가히 장부의 일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대는 더 많은 것을 쥐어야 행복을 누리고 성공한 인물이라고 평가받는다. 오르고 또 올라 이것도 잡고 저것도 잡아 다 내것으로 만들어보려 몸부림친다. 만일 그 중에 하나라도 잡았다 놓치면 갑작스러운 불행의 인생이 시작되는 것처럼 흥분한다. 그러나 고능선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가히 장부의 일'은 그런 것이 아니다. 가지를 잡고 인생의 정상에 서게 되는 것만으로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잡고 있는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 진정 대장부다운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없으면 실패이고 부족하면 패배라고 말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승리는 손에 쥔 것의 많고 적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오히려 내려놓을 줄 알고, 물러설 줄 알고, 한 걸음 느리게 걸으면서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것이 더 멋지고 성공적인 인생의 길을 걷는 사람이다.

올림픽이 한창이다. 그들이 흘린 땀과 수고의 시간을 단 하나의 메달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이라는 색깔 하나로 실패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회한과 슬픔의 눈물을 떨구면서, 죄스러운 마음을 가눌 길 없다면 잘못된 성공신화에 혹시 붙들린 것은 아닐까?

주님 따르는 일은 내려놓음의 훈련이다. 손에 가득 잡은 것들을 내려놓는 훈련이다. 조금 더 내려놓으면서 신앙의 발걸음을 옮기는 연습이다. 주님의 음성이 들리지 않는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치 아니하니라." 왜 돌아보는가? 잡은 것을 놓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껏 누리고 있던 것 뿌리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잡은 것을 결코 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내려놓음은 실패이기 때문이다. 잡은 손을 놓는 것은 누구에게나 무시당할 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패배이기 때문이다.

짐 엘리엇의 기도를 들어보라. "주님, 저를 성공하게 하여 주옵소서. 높은 자리에 오르는 성공이 아니라 제 삶이 하나님을 아는 가치가 얼마나 탁월한지를 드러내는 전시품이 되는 성공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나는 사라지고, 나라는 존재는 낮은 자리로 내려오더라도 하나님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전시품 되는 성공을 엘리엇은 꿈꾼 것이다. 나를 내려놓음으로써 그분이 높아지는 성공, 이런 성공으로 삶이 가득 채워지는 신앙 대장부의 삶이라면 영광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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