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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희생만이 능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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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만이 능사가 아니다”  

- 전병욱 목사 (삼일교회)
 

요즘 젊은이들은 열심히 산다. 밤새워 일하고 공부하는, 희생하는 인생을 산다. 희생이 다 좋은 것인가? 아니다. 희생은 언제나 가치와 비교해 보아야 한다. 마 13:44를 보면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고 한다.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밭을 사는 희생이 헛된 것이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감추인 보화라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가치가 없는 일에 이런 희생을 했다면 그 희생은 어리석음이다.

고시나 유학은 좋은 일이다. 중요한 위치에서 섬길 수 있고, 보다 나은 성장의 준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도 가치와 희생의 관계로 살펴야 한다. 고시 공부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삶을 어렵게 만드는 젊은이들이 있다. 합격하지 못하면 아까운 젊음을 허비하게 된다. 가능성이 너무 희박한 사람이 끝까지 집착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고시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10년 넘게 희생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은 아니다. 실제로 오래 고시 공부한 사람들에게는 정서적인 문제, 결혼 문제, 원만한 관계를 갖지 못하는 장애를 보이곤 한다. 그래서 고시 공부는 3년 정도 제한적인 시간 안에서 하라고 권면하곤 한다.

요즘은 행동만 강조하는 시대다. 가치에 대한 묵상이 없다. 그래서 철학의 빈곤을 느낀다. 철학이 뭐냐? 이유를 묻고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철학 없는 행동은 공허하다. 이유를 가르치면 쉽게 지치지 않는다. 인부들을 데려다 땅을 파게 하고, 다 파면 다시 묻게 하는 일을 반복했다고 한다. 나중에는 인부들이 화를 내면서 이런 바보 같은 일은 못하겠다고 항의했다. 현장 책임자가 설명했다. "지금 어딘가에서 가스가 누출되고 있다. 빨리 찾지 못하면 폭발로 인해 큰 인명사고를 당할 수 있다." 설명을 들은 이후 인부들은 더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한다. 

왜 지치는가?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지친 인생을 사는 이유는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유를 알면 응용이 가능하다. 가스 누출 장소를 찾기 위해서는 땅파기만이 아니라 냄새측정기로도 찾을 수 있다. 원시적이기는 하지만 가스 냄새에 예민한 개를 데려다 찾아낼 수도 있다. 이유를 알면 다양한 대안 제시가 가능해진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가치를 보는 눈과 가치에 대한 교육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행동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버드 졸업생은 마지막 수업에서 만들어진다'라는 책이 있다. 학기 마지막 수업에 하버드 교수들은 자신의 최고의 조언을 학생들에게 해준다고 한다. 이 조언이 강한 하버드생을 만든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벨 교수는 "화려한 껍데기를 위해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고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졸업 후 절대로 동창회에 오지 말라고 한다. 

동창회에 오는 순간 전혀 가치 없는 비교의식에 빠지게 된다. 타고온 자동차, 높은 지위의 동창을 보며 실망과 낙담하게 된다. 그래서 동창회에 자주 오는 사람은 동창회형 인간이 된다. 처음부터 월급 많이 주는 회사, 빠른 성공을 주는 길, 돈은 많이 벌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매달리게 된다. 그래서 똑똑한 하버드 졸업생이 그 시대의 흐름만 따르는 허비하는 인생을 산다는 것이다. 희생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 희생이 헛되다는 지적이다. 희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치를 붙들어야 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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