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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토요 편지] 춤추는 해오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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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편지] 춤추는 해오라기  

- 이철환 동화작가 
 

푸른 강가에 해오라기 한 마리가 살았습니다. 해오라기는 콩알만한 돌멩이를 부리로 콕 찍어 강물 위로 던졌습니다. 해오라기가 던진 돌멩이가 날파리 같은 먹이인 줄 알고 피라미 한 마리가 강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해오라기가 번개처럼 날아가 피라미를 낚아챘습니다. 새순처럼 싱그러운 해오라기 머리댕기가 바람에 산들산들 날렸습니다. 

어느 날, 숭굴숭굴하게 생긴 낚시꾼 한 명이 강가로 왔습니다. 낚시꾼은 기다란 낚싯대로 피라미들을 잔뜩 낚아 올렸습니다. 낚시꾼이 가져온 물고기망 속에는 은빛 피라미들로 출렁거렸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해오라기는 밤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피라미들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해오라기는 기뻤습니다. 깊은 밤, 낚시꾼은 잠을 자러 텐트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해오라기는 물고기망이 있는 곳으로 살금살금 걸어갔습니다. 

해오라기는 물고기망 속에 있는 피라미들을 배불리 먹었습니다. 동이 틀 무렵, 낚시꾼은 텐트 밖으로 나왔습니다. 물고기망 속엔 피라미들이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해오라기가 모조리 먹어치운 것입니다. 물고기망 속에는 물고기 대신 해오라기가 갇혀 있었습니다. 물고기망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해오라기는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낚시꾼은 꽁한 눈으로 해오라기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해오라기 네 놈이 올 줄 알았다. 남이 잡아놓은 물고기를 만날 훔쳐 먹으니까 그렇게 좋으냐? 한두 번도 아니고 말이야… 미안하지만 오늘 잡아 놓은 피라미들은 너를 잡기 위한 미끼였어. 속았지? 이놈아… 네가 아무리 춤을 춰 봐도 물고기망을 빠져나올 수는 없어. 오늘은 너를 잡으려고 일부러 주둥이가 좁은 물고기망을 가져왔거든. 들어갈 때는 쉬웠지만 나오기는 힘들 거다."

해오라기는 씨근벌떡 가쁜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날개를 퍼덕이며 아무리 애를 써 봐도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촘촘한 물고기망에 다리까지 엉켜버리고 말았습니다. 해오라기는 낚시꾼이 놓은 함정에 꼼짝없이 빠지고 만 것입니다. 해오라기는 미처 몰랐습니다. 빛이 있는 곳에 더 많은 함정이 숨어있다는 것을….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에베소서 4:22∼24)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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