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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바마 흑인 대통령 등장의 복음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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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흑인 대통령 등장의 복음적 의미     

- 이동원 목사 (지구촌교회)

  
오바마 흑인 대통령의 당선을 알리는 소식을 듣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짐작한대로 미국은 이상한 흥분에 감싸여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그의 당선에 그렇게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느낌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흑인들은 눈물 속에 환희를 감춘 모습이었고, 백인들은 실로 오랜만에 열등감에서 해방된 느긋한 자아 성숙을 확인하는 여유가 보였습니다. 한때 사람들은 여론 조사에서 오바마가 앞서고 있지만, 실제로 백인들은 투표소에 들어가서는 흑인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상당수의 백인들이 오바마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인들이 흑백 인종의 편견에서 비로소 자유한 성숙함을 보였다는 사실로 미국의 위대함을 증명한 대견함의 여유라고 할까요. 

실제로 제가 집회를 한 교회의 한인 1.5세 목사님은 자신은 기독교인의 양심상 낙태와 동성결혼에 분명한 반대를 하지 않는 그를 지지할 수 없었지만, 그러나 그의 당선이 다른 차원에서는 오히려 고무적인 희망이라고 솔직한 역설적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오바마의 흑인 아프리칸 아버지 그리고 아시안 양 아버지 그리고 백인 어머니의 특이한 출생 이력은 이제 흑인은 물론 아시안 2세들에게도 미국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희망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실상 아시안들도 65퍼센트 이상이 오바마에게 지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의 생각도 비숫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런 미 합중국 대통령 오바마의 등장이 오늘의 찢어진 세상을 통합하고 흑, 백 그리고 갈색인종의 갈등을 넘어 인류 공동체를 조화시키는 세계 평화의 진전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낙태나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를 보존하고 생명을 존중하고자 자는 동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운동을 ‘pro-life 운동’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그러나 일부 복음주의자들의 지적처럼 그런 복음주의자들이 명분 없는 전쟁을 반대하지 않고 인종 차별을 반대하지 않는 것은 ‘completely pro-life’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낙태나 동성 결혼 등의 이슈에는 민감하면서도 생명을 파괴하는 또 다른 이슈들인 전쟁이나 인종 차별에는 민감하지 못한 것을 늦게라도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개인적으로는 좋은 복음주의 신앙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그의 재임 기간동안 낙태나 동성 결혼 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명분 없는 이라크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의 손실과 국제적 갈등을 초래한 것은 그가 생명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한 과오로 생각되는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시 대통령의 공과를 이 명박 기독교 대통령이 제발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오바마는 릭 워렌 목사가 주최한 미국 대통령 후보 포럼에서 “나는 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신 것을 믿는다”고 분명하게 고백하였습니다.(멕케인은 그런 고백을 한 일이 없었음) 어떤 이들은 그가 인도네시아에 살았던 사실 때문에 이슬람 컨넥숀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그는 적어도 그가 그리스도인인 것을 천명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가 여러가지 도덕적 이슈에 대해 전통적 복음주의자들의 입장을 따른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보다 자유스러운 진보적 기독교인의 입장을 갖고자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오늘처럼 복잡한 이슈들이 연결되어 있는 포스트 모던의 세상에서 도식화된 진보대 보수의 입장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직면하는 이슈마다 무엇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인류의 복지를 위한 것인가를 치열하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적인 선택의 숙제라고 믿습니다. 

부디 오바마 미 합중국 대통령과 이명박 대한민국 대통령이 복음적으로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도합시다. 

“3학년(초등학교)때 오바마는 꿈에 대한 글짓기에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적었다.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 될지는 적지 않았지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고 썼다. 약한 사람과 강한 사람,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그리고 피부색에 상관 없이 모두 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이다.”
(헤더 레어 와그너 지음, 오바마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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