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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차이와 다름에서 힘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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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와 다름에서 힘이 나온다  
 
- 전병욱 목사(삼일교회 담임)
 

사람들은 '가르침' 받기보다는 '자극' 받기를 원한다. 어떤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면 잘 읽지 않는다. 그러나 그 책을 읽고 깨달은 점과 그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말한다. 그러면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책이 많은 청년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극보다 강한 전달 방법은 없다. 자극은 속에 있는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힘이 있다. 자극 잘하는 지도자가 좋은 지도자다. 

사람이나 사물은 서로 힘을 주고받는다. 질량의 차이로 인해 중력이 생긴다. 온도 차이로 인해 공기가 움직여 바람이 된다. 물의 위치 차이가 크면 클수록 낙차로 인한 강력한 힘을 드러낼 수 있다. 차이가 크면 클수록 그 힘은 더욱 커진다. 차이에서 힘이 나온다. 남자와 남자가 같이 있을 때는 별로 긴장감이 없다.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자와 여자가 섞여 있으면 긴장감이 돌면서 힘이 생긴다.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름에서 이성적 매력이라는 힘이 나온다. 차이나 다름을 나쁜 것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힘의 근원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름에서 힘을 뽑아내는 것이 리더십이다. 

그러나 차이가 너무 크게 나면 서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핀란드에 유명한 가수가 있다고 해도 한국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 너무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웨덴의 아바 그룹은 세계적인 영향을 끼쳤고, 한국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왜? 스웨덴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특이함과 영어라는 익숙함이 결부되어서 강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람들은 차이에서 힘을 얻지만, 공감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어야만 전달된다. 동남아에 한류가 강한 영향을 미친 이유는 '사랑 희생 가정'이라는 보편적 주제의 공감대와 같은 아시아인이란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공감과 한국적 특이성이라는 차이가 강한 한류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연결고리 없는 영향력은 불가능하다. 

서로 자극을 주고받다 보면 차이는 사라지고 서로 비슷해진다. 자주 접하다 보면 식상해진다. 다름과 차이가 주는 힘이 반감되는 것이다. 그래서 친해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강한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친해져야 하는데, 친해지면 식상해진다.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깊어지는 것이 답이다. 익숙해지고 난 다음에는 계속해서 깊어지는 싸움을 벌여야 한다. 영성과 성숙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16년 동안 한 교회에서 목회를 해 왔다. 교인들이 나의 설교나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다. 익숙하다는 것은 전달이 잘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동시에 위험성이 있다. 식상해진다는 것이다. 익숙함의 식상함을 깨는 길은 또 다시 새로움을 추구하기보다 깊어지는 길밖에 없다. 깊어지면 다시 다름과 차이를 느끼게 되고, 그 속에서 힘이 나온다. 깊이를 놓친 사람은 항상 떠돌이가 된다. 

처음에는 차이와 다름으로 인해 영향을 준다. 시간이 지나면 서로 비슷해져 식상해진다. 이제는 더 이상 영향을 줄 수 없다. 그러면 다시 다른 곳으로 가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 회의감에 빠져든다. 

결국 스스로 무너진다. 너무 잦은 이직, 이사, 교회 옮김을 경험한 사람이 있는가? 결국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을 벗어나는 길은 있는 자리에서 깊어지는 것이다. 깊이로 인한 차이와 다름은 장소 옮김을 통해 얻는 차이와 다름보다 더 강하고 지속적인 힘을 일으키는 원천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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