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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봄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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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향연   
 
- 김원배 목사(목포예원교회)
 

경제위기 탓인지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게 느껴진다. 봄인가 했더니 다시 겨울이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다시 두꺼워졌다. 하지만 봄은 어김없이 온다. 지난 주말에 내린 비로 메마른 땅이 촉촉히 젖었다. 반짝 한파가 물러가면 겨울잠을 자던 생명들이 깨어나 막 기지개를 펼 채비를 하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침묵과 죽음의 세계를 생명의 세계로 바꾸는 우주 속에 숨겨진 오묘한 생명의 신비에 경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봄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생명의 축제인 동시에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변화를 촉구하는 계절이다. 생명의 부름에 응답하지 못하는 생명은 대열에서 낙오돼 죽음의 세계에 편입된다. 이 생명과 죽음이 교차하는 변화의 신비 속에서 인간들도 예외일 수는 없다.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통해 밝아오는 부활의 생명을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봄맞이는 존재의 변화를 통한 생명의 축제에 참여하는 계절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어느 수도자의 제자 가운데 '차오피엔'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송나라의 한 관리로 어느 날 집무실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묵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묵상 정진 가운데 이미 내적 성숙의 경지에 이른 터였다.

내적 자아의 은밀한 압력이 갑자기 터져 그의 존재가 송두리째 뒤바뀔 준비가 된 상태였다. 그런 경지에 이르면 어떤 우연한 소리나 말, 사건도 깨달음의 폭발을 쉬이 유발할 수 있다.

"생각을 비우고 책상에 말없이 앉으니/내 마음의 샘은 고요한 수면처럼 잔잔하더라/돌연 천둥소리 울려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리니/거기 수수하기 그지없는 옛사람이 앉았더라."

그렇다. 변화를 위한 준비는 끝났다. 봄의 나팔소리와 함께 옛사람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새사람을 입자. 그리고 온전히 변화되고 새로운 모습으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봄의 항연에 참여하자. 낡은 생각과 가치관의 옷을 벗어버리고 새 생명의 축제 앞에 온 존재를 내맡기자. 부활의 능력으로 무장하고 낡은 육체의 욕심을 벗어버리자. 

머지않아 봄의 나팔소리가 울려퍼진다. 잠들었던 생명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 생명의 축제에 참여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봄은 모든 우주만물의 존재의 뿌리가 하나님께 있음을 깨닫고 그에게 돌아가는 계절이기도 하다. 하나님께서 존재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을 그분의 향연에 초청하고 있다. 아가서의 시인을 통해 전해주시는 초청장을 들고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영원한 생명을 향한 다가올 봄의 향연에 참여하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의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반구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이 피어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바위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나로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아 2:11∼14)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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