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제5 복음서

첨부 1


제5 복음서   
 
- 김원배 목사(목포예원교회) 
 

필자는 수년 전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 운동을 전개하셨던 갈릴리 지방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바다처럼 광활하게 펼쳐진 갈릴리 호수의 아름다움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구약성경에서 긴네렛 호수라 칭하는 갈릴리 호수는 예루살렘 북쪽으로 100㎞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호수는 전체 둘레만 53㎞, 남북 길이가 21㎞, 동서 길이는 11㎞에 이른다. 베드로고기를 비롯해 수십 종류의 물고기들이 서식하는 이 호수는 평균 수심이 26m이며 가장 깊은 곳은 43m까지 된다. 

갈릴리 탐방을 마치고 예루살렘에서 만난 바르질 픽스너 교수는 필자에게 성경을 보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당시 예루살렘 에큐메니컬 대학원의 성서고고학 교수였던 그는 갈릴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성경연구와 발굴작업의 결실로 '성서장소학'이라는 독특한 방법론을 발전시켰다. 그는 4복음서가 탄생한 갈릴리 현장을 '제5 복음서'라 부른다. 복음사건이 일어났던 현장에서 성경사건들을 조명하면 예수님 당시의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복원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특별히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을 중심으로 복음사건의 원형을 복원하고자 했다. 

그와 나누었던 대화 가운데 중요한 몇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예수님의 주요 활동 무대는 가버나움, 벳사이다, 고라신이었다. 그는 이곳을 복음의 삼각형이라고 불렀다. 베드로, 안드레, 요한을 비롯해 예수님의 제자들은 주로 벳사이다 출신이었다. 가버나움은 예수 제자 공동체의 거점이었다. 이곳을 중심으로 예수님은 그가 선택한 제자들과 함께 몰려든 무리에게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가르치고 치유하셨다.

 픽스너 교수는 예수님과 제자들은 3년 동안 함께 먹고 자면서 하나님 나라를 향한 꿈을 펼쳐갔음을 강조했다. 이들이 서로 떨어져 있는 유일한 시간은 기도하는 시간이었다. 그가 주먹을 불끈 쥐고 예수 공동체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모습이 필자의 기억 속에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만일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먹고 함께 자면서 하나님 나라의 꿈을 나누었던 제자 공동체가 없었다면 오늘날 그리스도교회의 역사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필자는 픽스너 교수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갈릴리는 역사적인 예수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하나로 일치되는 곳임을 깨닫게 됐다. 동시에 갈릴리는 십자가 현장에서 도피한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가슴이 뜨거워져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될 수 있었던 사도행전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예수 따름이들'과 그의 몸인 교회가 어디에 존재해야 하는가는 자명하다. 그곳은 갈릴리다. 오늘의 갈릴리는 어디인가? 그곳은 역사적인 예수와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역사하는 믿음의 현장, 그리고 그를 따르는 제자들이 복음의 증인으로 갈릴리복음의 역사적 맥을 이어가는 곳이 아니겠는가? 

'예수 없는 예수교회'라는 지탄을 받는 한국교회가 사순절을 맞아 갈릴리 예수의 영성을 회복함으로 시대를 선도하는 진정한 예수교회로 일어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