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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신학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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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학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 연규홍 교수(한신대)
 

지난 1년간 안식년으로 외국에 가서 연구할 기회를 가졌다. 밖에서 보는 한국교회에 대한 기대는 오늘 우리가 국내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컸다. 모임에서 만나는 외국인 교수들마다 한국교회의 성장요인과 미래전망에 대해 물었다. 나는 나름대로 답하면서도 그 한계점을 절실히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아직도 한국교회는 성장에 관심을 쏟고 있지, 그 성장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뚜렷한 목적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에는 기독교인이 많아도 고유한 기독교 문화가 없고 사회적 윤리가 없다. 따라서 세계교회와 소통할 신학적 대화의 주제도 빈약하다. 한국교회의 특성은 무엇일까?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인 한국교회만의 독특한 신앙 경험을 어떻게 신학화하고 더 나아가 사회변화와 세계선교의 동력으로 전환시켜 갈 것인가? 여기에 한국신학 형성의 과제가 있다. 교인 수와 교회 건물로는 분명 한국교회가 있는데, 신학적 소통과 논의는 한국교회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와 대화하고 이 사회를 정의로운 길로 이끄는 신학담론이 활성화되는 한국신학의 르네상스를 꿈꾸면서 나는 이것을 몇 가지 방향에서 전개해 보려고 한다. 

첫째, 한국문화 전통과의 대화를 통한 한국기독교적 문화형성이다. 지난 100년의 한국교회는 유교, 불교, 무교의 종교토양과 한국민족의 고유한 전통문화 가운데 복음의 열매를 맺어왔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전통종교와 민족문화를 거부하는 근대적 서구문화의 형태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이제 한국기독교는 새로운 차원에서 한국 고유의 종교 문화와의 만남과 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서구적인 것이 모두 기독교적인 것이 아니었듯이, 한국적인 것이 모두 반기독교적인 것은 아니다. 한국인의 고유한 선과 미적 의식들 그리고 생태적인 건축물과 생활양식은 오히려 그리스도교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창조적으로 수용할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거부와 단절이 아닌 연속과 수용 속에서 한국그리스도교 문화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형성하는 노력이 앞으로 필요하다. 

둘째, 한국사회 현실과의 대화를 통한 대안적 가치의 창출이다. 오늘의 한국사회는 시장중심의 신자유주의 경제가 주도하는 사회이다. 모든 것이 상품과 화폐가치로 환산되는 현실 속에서 기독교의 가치는 무엇일까? 소수가 아닌 한국교회는 종교권력이라 할 만큼 사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며 사회 변동의 변수로서 작동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60-70년대 한국사회에 새로운 대안 가치로서 인권과 민주화를 제시하고 사회운동으로 동력화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신자유주의적인 사회비판과 대안적인 가치체제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현실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종속되고 기득권 세력에 편승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그것은 한국교회를 정직한 눈으로 비판하는 신학담론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오늘 한국사회의 현안문제인 통일과 평화 그리고 생명과 복지권, 생태적 삶 등 새로운 삶을 향한 대안적 가치를 제공해야만 한다. 

셋째, 세계의 다양한 종교와 문화들과의 대화를 통한 한국적인 선교신학의 모색이다. 오늘 우리는 지구화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가 공간적으로 좁아진 만큼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맞부딪치고 있다. 더 이상 과거의 문화우월주의적이고 일방적인 선교신학이 통용되지 않는다. 타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기 위한 연구와 신학적 논의가 필요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인 땅 끝까지 이르는 선교를 그만둘 수는 없다. 한국교회는 20세기의 식민지 시대와 냉전시대의 고난 속에서 성장하였다. 그 성장은 한국교회만을 위한 성장은 아니다. 세계의 고난받는 이들과 억압당하는 곳에 그 성장의 열매를 전하라는 소명으로 미리 받은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제는 성장을 넘어 다양하고 풍성한 신학담론으로 세계와 소통하며 한국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체적인 민족교회로 우뚝 설 때 이 땅에 하나님의 새로운 희망의 빛을 비출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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