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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폭동의 땅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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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의 땅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편지 [2009.03.20 18:24]         
 

교회 지도자 끌려가 고문 당해

아프리카의 진주라는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개월 동안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135명의 시민과 군인, 경찰이 사망했고 교회 지도자가 고문당했습니다. 마크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은 쿠데타로 물러났고 수도 안타나나리보(타나)의 시장인 안드리 라주엘라가 스스로 임시대통령직을 거머쥐었습니다.

대형마트와 상가를 약탈하고 불을 지르던 폭동은 잠잠해졌지만, 아직 불안한 기운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연합과 유럽연합은 새 정부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미국은 원조를 중단했습니다.

폭동의 희생양은 주로 이곳에 진출한 중국인과 인도인이었지만, 한국인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폭동의 한 원인이 한국 기업 대우로지스틱스가 이곳에서 경상남도보다 더 큰 땅을 99년간 경작할 수 있는 권리를 무상으로 받은 것이었습니다. 안드리 시장은 이를 '새로운 식민주의'라고 비난하며 시위대를 자극했고, 임시 대통령에 오르자마자 이를 취소했습니다.

이 나라 최대 교단인 예수그리스도 교단(FJKM) 총회장 랄라 하센드라하시나 목사는 새 집권세력에 체포돼 고문을 당했으며, 이곳에 와 있던 선교사들도 떠났습니다. 저희도 아직 정상적인 선교 활동에 제약이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선린회가 오셔서 전달해주신 돼지들이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장거리 이동에 많은 위험이 있어서 아직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고작 1만여명의 폭도가 몰려다니며 타나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데도 애써 이를 외면하고 입을 닫은 이곳 중산층과 지식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언론도 대학교수도 종교지도자들도 국민들에게 자제를 호소하지 않았고 무관심하게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또 미국과 프랑스, 유엔 등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과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는 현지인들의 모습에, 이 땅을 사랑하고 섬기기 위해 온 사람의 한 명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금 타나에선 임시 대통령의 취임식이 21일 열린다는 광고가 모든 매스컴을 뒤덮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불거진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이곳에서 살아가는 한국 교민들이 짊어지게 될 것입니다.

가슴 아픈 땅, 마다가스카르에서

김창주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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