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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야기 축제’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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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축제’를 시작하자   
 
- 이동원 목사 (지구촌교회 담임) 
 

지금 우리는 사순절을 지나고 있다. 머지않아 종려주일, 수난주간 그리고 부활절을 맞게 될 것이다. 우리 교회에서는 나름대로 이런 계절을 지나가는 어떤 의식들이나 특별 집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의미를 묵상하고 기념한다. 특별 새벽기도회나 성찬식들이 그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의식들이 우리 가정의 문화와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행사들은 문자 그대로 교회 행사로 끝나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유대인들에게 한 수 배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 벌써부터 전 세계에 흩어진 유대인들은 이미 유월절 하가다(Haggadah)예식 준비에 들어가 있다. 이것은 비단 유대교 회당의 행사가 아니라 유대인들의 가정 행사인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행사의 가장 중요한 초점이 유월절 이야기를 들려줄 준비를 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에게 이런 명절은 이야기 축제라고 할 수 있다. 

'하가다'는 이 명절 이야기의 텍스트를 의미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이야기를 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야기를 말함'(telling the story)으로 그들은 후손들에게 역사를 전승하고 믿음을 전승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대화는 주로 자녀들의 질문으로 시작된다. 질문은 역사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때로 부모들은 자녀들이 질문을 안 할 경우를 대비해서 질문을 유도하는 질문을 준비하기도 한다. 

예컨대 "왜 오늘 밤은 다른 날의 밤과 다른 밤인가?" "혹 오늘 저녁에 먹는 음식은 왜 다른 저녁에 먹는 음식과 다른가?" 등과 같은 질문들이다. 그러면 이 밤은 우리가 애굽의 노예였다가 하나님의 자비로 급히 허리띠를 띠고 그 땅을 떠나던 해방의 밤이었다든가, 우리가 오늘 저녁에 먹는 쓴 나물(maror)은 애굽 땅에서 그들의 조상이 경험한 고통과 억압의 상징이라는 말을 해주는 것이다. 얼마나 교육적이고 얼마나 신앙적인가. 

만일 우리가 지나간 3·1절을 그렇게 지날 수 있었다면 그날의 의미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아니 곧 다가올 수난주간과 부활주일에 우리가 집에서 우리의 자녀들과 금요 금식을 하고 부활주일에는 계란을 먹으면서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면 이 계절의 교훈은 얼마나 우리 가정을 믿음의 가정으로 다르게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이 아름다운 계절, 이 땅의 모든 믿음의 가정들에게 이야기 축제를 제안하고 싶다. 이야기 축제를 시작하자.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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