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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두 개의 서사시를 쓰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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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서사시를 쓰기 위해서는

- 허태수 목사 (춘천 성암교회)


호메로스는 위대한 두 개의 서사시를 우리에게 남겨 주었습니다. ‘일리아드’와 ‘오딧세이’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두 개의 서사시는 그 방향성에 있어서 역 방향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일리아드’는 가정을 떠나 트로이를 원정한 영웅들의 이야기입니다. 영웅이 되려면 가정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죠. 남자는 모름지기 아내를 포기하고 영웅이 되려는 하늘 같은 포부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딧세이’는 원정길에서 돌아와 가정과 아내에게로 귀환하는 영웅의 이야기입니다. 영웅이래봤자 결국 가정을 떠나서는, 아내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아내를 얻기 위해 영웅이 되었다는 말이기도 하겠죠.

제 경험으로는, 가정을 떠나 영웅이 되려는 것이나, 영웅이 되어 가정으로 돌아오는 것이나 모험과 고난이 따르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이게 결혼생활입니다. 결혼은 ‘두 편의 서사시를 쓰기 위해 두 사람이 한명의 작가가 되는 모험’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결혼은 ‘닻’과 ‘돛’이 되는 겁니다. 바다를 항해하는 배에는 ‘닻’과 ‘돛’이 있어야 합니다. 아시는 것처럼 ‘닻’은 머무르는 데 사용하는 것이고 ‘돛’은 떠나는 데 쓰는 것입니다. 서로 상반되지만 이 상반이 항해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아내와 남편이란 서로에게 돛이거나 닻이 될 때 먼 바다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 삶을 그린 것이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입니다.

서로에게 닻과 돛이 된다는 것은 남편의 지분이 아내에게 40%만 있고, 아내의 지분이 남편에게 40%만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결혼하는 즉시 상대방의 지분을 100% 확보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믿고 행동하는 순간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아닙니다. 아내와 남편은 서로에게 40%의 지분만 확보하는 것입니다. 주식회사는 40%의 지분만 확보해도 그 회사의 주인입니다. 결혼도 서로에게 40%의 지분만 줘야지, 40%의 지분만 차지해야지, 100%를 독점하려고 하면 생은 그 순간부터 낭비가 됩니다.

서로에게 닻과 돛이 되세요. 그래서 두 사람이 한 작가가 되어 짝이 되는 두 편의 서사시를 쓰세요. 그러려면 상대방의 지분을 40%만 가지세요. 100%를 고집하는 순간부터 생이 낭비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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