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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단순하게,더 단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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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더 단순하게  

- 김원배 목사(목포예원교회)
 

현대사회는 인간의 성취 능력을 바탕으로 업적숭배 문화가 지배하고 있다. 성취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상실한 채 역사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온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한 영혼의 존엄성을 지켜야 할 교회에도 이 세상의 가치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밀려들고 있다. 믿음과 은혜로만의 단순한 진리가 업적지상주의로 변모돼가고 있다. 그래서 늘 바쁘고 힘들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가장 본질적인 것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당시 하버드 출신의 대학 동료들이 좋은 직업을 찾아 돈 버는 일을 시도할 때 남들이 가는 길을 거부하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찾고자 하는 모험에 나섰다. 그는 미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시에서 남쪽으로 2㎞ 남짓 떨어진 윌든 호숫가 숲속에 오두막집을 짓고 2년2개월 동안 노동과 학문의 삶을 살면서 그 사상과 인격이 무르익게 되었다. 이 기간이 소로우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는 시기였다.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방향타가 되었다. 그는 이 기간의 삶의 기록을 '윌든'이라는 이름으로 출간, 세계적인 명저가 되었다.

그는 미국 문학과 사상을 대표하는 인물이 되었고, 현대의 생태학적 자연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의 사상과 삶은 간디와 마틴 루터 킹의 시민불복종 운동에도 커다란 사상적 기초를 제공했다. 그가 살았던 오두막집 돌무더기 곁에 세워진 널빤지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한번 내 식대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즉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인생이 가르치고자 한 것을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해서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에 이르렀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윌든'을 씀으로써 인류에게 값진 유산을 선물했다. 소로우의 생활 신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단순하게, 단순하게 살라. 제발 바라건대 그대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가 되도록 하지 마라!" 필자는 단순하게 살라는 그의 외침을 들으며 2000년 전의 한 마을인 베다니를 떠올려본다. 한 가정이 예수님을 모시면서 두 자매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언니 마르다는 예수님 일행을 위한 준비로 인해 몸과 마음이 몹시 분주하다. 무엇을 많이 해내기 위해 정신이 없다. 힘이 부친다. 그러다 보니 '예수님을 위해서'라고 하면서 바로 그 예수님께 불평과 원망이 나온다. 그러나 동생 마리아는 그러지 않는다. 그냥 주님의 발 아래에 앉아 그분과 함께하며 말씀을 듣는다. 그 안에서 만족과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이때 예수님은 마리아의 손을 들어주신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눅 10:41∼42) 세상을 좇아 모든 일을 더 많이만, 더 크게만 하려고 하지 말자. 본질을 찾자. 우리의 믿음의 본질, 빼앗겨서는 절대 안 될 그 한 가지 좋은 것을 잡자. 예수님의 발 아래에서 그분의 말씀과 함께하는 것! 그 한 가지만으로 족하게 살자.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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