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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과거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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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  

- 김원배 목사(목포예원교회)
 

20세기 세계 신학 담론의 선두주자인 카를 바르트는 그의 신학과 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던 두 스승이 거의 같은 시기에 세상을 떠났을 때, '과거와 미래'라는 글을 발표해 두 분에 대한 존경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는 한 스승의 삶에 대해서는 "아니오(Nein)"를, 다른 스승의 삶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Ja)"를 선언할 수밖에 없는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바르트의 젊은 시절에 그의 신학과 사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두 인물은 프리드리히 나우만과 크리스토프 블룸하르트다. 두 인물의 공통점은 1·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사회 문제와 그후에 뒤따른 산업화 문제를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기독교 사회운동에 몸을 던졌다는 것이다. 독일 사회가 직면한 엄청난 사회적 도전이 그들을 더 이상 목회 현장에만 머무를 수 없게 했다. 그들의 참여와 활동은 교회와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신학과 선교의 방향 설정에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바르트는 두 사람의 생애와 사상을 정리하면서 과거와 미래라는 단어를 사용해 결론을 추출한다. 그 판단의 준거점은 그들의 삶과 사역 가운데 '참스승이신 예수님이 전파하셨던 복음의 역사가 어떠한 형태로 나타났는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그들이 성취한 업적이 크다고 할지라도 예수님께서 선포하셨던 복음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평가를 받지 못한다. 바르트가 현상적으로 대단한 업적을 남겼고 전후 대통령 후보로까지 추대됐고 그의 제자 데오도르 호이스를 대통령이 되게 한 나우만을 "그의 삶은 현재가 되기도 전에 과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고 평가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르트에 의하면 그의 삶과 사역 가운데서 그리스도의 복음이 축소돼 나타났다는 것이다. 주님께서 선포하셨던 복음이 기껏해야 민족 중흥의 이데올로기로 상대화돼 버렸다는 것이다. 그가 전개했던 기독교사회 운동은 현실과의 타협을 통해 더 이상 미래를 열 수 있는 경건의 능력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블룸하르트 목사는 그가 비록 밧볼이라는 한 지역에서 활동했지만 그의 삶과 사역 가운데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시고 전개하셨던 복음 역사가 상대화되지 않고 재현됐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삶과 사역의 역사는 그리스도 부활의 역사와 함께 영원히 미래 가운데 살아 있게 될 것이다"라고 평가한다.

이 땅의 삶에는 반드시 평가가 따른다. 내가 떠난 후에는 주변 사람들과 세상이 나를 평가한다. 후에는 '나의 영원한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하실 것이다. 지금 나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개하셨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참된 제자인가? 또 한 사람의 바른 스승으로, 지도자로 가정과 교회와 사회 속에 서 있는가? "그러므로 나는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 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 같이 아니하며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함이로다"(고전 9:26∼27)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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