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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청출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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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      
 
- 조병호 목사(한시미션 대표)
 

옛 어른들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고 우리에게 가르쳤다. 알렉산더와 아리스토텔레스에 얽힌 한 이야기가 있다. 마케도니아의 왕 필립포스 2세는 그리스 전체를 점령할 때 아리스토텔레스의 고향 마을도 파괴한다. 그런데 이후 그 마을을 복원시킨다. 자신의 10대 아들 알렉산더의 스승으로 아리스토텔레스를 모시기 위해서였다.

필립포스 2세는 왜 이러한 선택을 했을까? 일반적으로 권력자인 왕의 아들은 태어나는 순간 권력자인 왕자가 된다. 또 큰 부자의 자녀는 태어나는 순간 그 부를 이을 상속자가 된다. 우스갯소리지만 수학 박사의 아들이 구구단을 외우고 태어났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병원 신생아실의 천사 같은 아이들 중 방금 전 자신이 어머니의 산고(産苦) 가운데 태어났다는 사실을 아는 신생아는 아무도 없다. 그만큼 지식의 측면에서 볼 때 제로베이스로 인생을 시작한다. 어떤 권력자나 부자라 할지라도 지식만큼은 상속할 수가 없다.

한때 알렉산더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책을 출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배운 지식이 보편화되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대면(對面)하고 가르친 것이 소중하며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알렉산더는 그 부분을 수긍해 책을 출판하는 데 동의한다. 스승과 제자의 대면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성경 안에서 스승의 존재를 생각해 보자. 한나는 사무엘이 젖을 떼자마자 그를 스승에게 맡긴다. 사실 어린 사무엘 입장에서는 어머니 한나가 자신을 맡겨놓고 되돌아설 때,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누군가의 부름에 스승 엘리를 세 번째 찾아갔을 때, 엘리가 이렇게 답변해 준다.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하라…"(삼상 3:9). 이것은 사무엘에게 너무도 소중한 가르침이었다. 그뿐 아니라 엘리는 사무엘에게 모세오경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가르쳐 준다. 이를 통해 사무엘은 하나님을 잘 알게 되었고, 이후 자신이 스승이 되어 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알게 한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엄한 교육을 받았다고 말한다. 가말리엘은 그 당시 세계 최고의 석학이었다. 총독 베스도가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행 26:24)고 이야기할 정도로 사도 바울은 소문난 지식인이었다. 바로 가말리엘의 엄한 교육이 효과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사도 바울은 유대인, 권세자, 그리고 이방인을 모두 상대할 수 있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만큼 자유롭게 쓰임받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이들을 상대로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경영과 계획을 월등히 설명하는 아주 훌륭한 스승이 된다.

우리가 누구의 자녀가 되는 것과 주님의 은혜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아무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결국 꿈꿔야 할 목표는 제자다. 제자는 반드시 스승이 있어야 한다. 사무엘은 엘리의 제자였고 바울은 가말리엘의 제자였다. 그리고 사무엘과 바울은 청출어람(靑出於藍)이었다. 이후 사무엘은 미스바 세대의 스승이 되었고 바울은 초대교회의 여러 성도들의 스승이 되었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부모 자식 관계만큼이나 중요하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지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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