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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저는 안좋은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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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안좋은 교사입니다       
 
- 김정태(구미 도개초등학교 교사)

 
감당하기 어려운 한마디

대학을 졸업하고 충남의 한 시골 학교에 신규 발령을 받았습니다. 초임 근무지는 평생 잊지 못한다고 하던데, 저도 초임지인 그 학교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파 옵니다. 왜냐하면 예비교사 시절, 교사로서의 꿈을 제대로 가꾸지 못하고 졸업한 까닭에 저는 너무나 준비가 덜 된 ‘안 좋은 교사’로 교단에 섰기 때문입니다. 

그랬던 제 삶에 놀라운 반전을 준 것이 지금 섬기고 있는 기독교사 단체(TCF, 기독교사회) 수련회였습니다. 그 곳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꿈을 꾸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본능을 거스르는 삶을 선택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꿈과 말씀을 붙잡고 교단에서 좋은 교사로 기독교사로 살기 원하는 분들과의 만남 그 자체가 놀랍고도 신선한 도전이었습니다.

교사로서 나 자신에 대해 너무나 자신없어 하던 그때 한 선생님은 제게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선생님, 교사 한 사람은 정말 귀한 존재입니다. 특히 기독교사 한 사람은 정말 정말 귀합니다.” 그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는 교사로서의 삶에 용기를 잃어가던 한 청년 교사를 서서히 일으켜 세워주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과연 그럴까? 내가 그토록 귀한 교사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해가 갈수록 정말 제가 선 위치가 얼마나 귀한 자리인지, 내가 얼마나 귀한 교사인지를 절실히 알아 가고 있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노래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지네.” 선생님은 스승의 날 행사 때 학생들이 불러 주는 이 노래를 들으면 어떻습니까? 혹시 낯 간지럽다, 부끄럽다, ‘과연 저 노래가 내게 가당하기나 한가? 빨리 노래가 끝났으면 좋겠다’ 등의 생각을 하지 않나요? 분명한 것은 우리가 그런 노래를 들을 만한 교사라서 그 노래를 받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확실히 교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노래입니다.

허물 많고 불완전한 존재가 교사가 되어 학생들 앞에서 참된 것을 가르치고 바른 길로 이끄는 것은 분명 사람이 감당하기 벅찬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겐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좋은 교사의 출발점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안 좋은 교사’라고 고백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내 힘으로는 어린 학생들을 제대로 인도할 수 없습니다’ 하는 고백의 자리, 바로 거기에서 하늘로부터 오는 가르침의 용기와 새 힘을 얻게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사명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여러 목격자들의 증언을 듣고도 제자들은 믿지 못했습니다. 결국 제자들의 은신처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직접 나타나 그들의 믿음이 없음과 완악한 마음을 꾸짖으십니다. 그런 후에 예수님은 놀라운 명령을 주십니다.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16:15).” 여러 증인들의 부활 목격담을 듣고도 믿지 못했던 그들을 향해 예수님은 ‘천하’를 말씀하시고 ‘만민’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들의 믿음 상태로는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놀라운 사명입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사명을 받았던 제자들이 나중에 성령의 도우심을 힘입어 정말 천하와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우리에게도 날마다 교실에 설 때마다 이런 소망이 있습니다. "성령님, 이곳에 임하소서! 이 교실 가운데 당신의 임재를 나타내소서! 비록 제가 담임 교사로 서지만 저들의 진정한 담임 교사는 주님이십니다. 제 수업 가운데 함께하셔서 주님의 진리를 나타내시고 주의 영광을 나타내소서. 제 모습 가운데 역사하셔서 주의 사랑과 자비를 보여 주소서."


이 글은 좋은교사운동(대표 정병오)이 발행하는 월간 '좋은교사' 5월호에 게재된 내용을 좋은교사의 허락을 맡아 재게재하는 것입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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