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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거룩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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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경쟁  

- 리처드 마우(풀러신학교 총장) 
 

얼마 전 우리 지역 주간신문에 상공회의소에서 있었던 지역 사업가의 연설 얘기가 실렸다. 그의 연설 기사에 불쾌감을 느낀 나는 신문 편집장에게 편지 한 통을 발송했다. 나를 가장 당혹스럽게 했던 것은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경쟁 상대를 패퇴시키려고 노력한다"는 그의 코멘트였다. 그후부터 난 그의 점포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그건 그런 종류의 사업 정신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업가들이 사업에 관한 일로 모임을 가질 때는 거기에서 '적자생존'에 관한 수사학 이상의 것이 나와야 한다. 난 그 편지에 이렇게 썼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사업가들이 매일 아침 일어나 다음과 같이 묻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양질의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를 통해 고객을 우리 가게로 이끄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경쟁자들이 품질과 서비스 혁신을 위해 노력하도록 그들에게 도전을 줄 수 있을까? 사업가들이 진실, 정직, 자선심, 공익에의 헌신을 보여줄 때 자본주의 체계는 최상의 기능을 발휘한다. 

난 자유시장체제를 반대하지 않는다. 사회비평가들이 '경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경쟁 자체가 악한 것처럼 말할 때도 난 역시 당혹감을 느낀다. 건전한 경쟁 정신은 인간의 번영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내 소신이다. 

언젠가 어느 설교자가 내세에 관한 설교에서 천국에서도 골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점에 대해 난 그 설교자만큼 확신할 수 없지만 경쟁의 중요한 신학적 의미를 밝혀주는 예화로 그의 이야기를 사용할 수 있다. 만에 하나 그가 천국에서 골프 상대자를 모조리 이길 것으로 고대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난 그의 천국 이해에 대해, 아니 천국에 가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에 대해서까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가정해보라. "난 천국에서 골프 실력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 시합해 내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고 좀 더 완벽한 골프 게임을 계속 즐기고 싶다." 그런 생각은 '거룩한' 골프 게임의 합당한 근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업 경쟁은 인간의 번영을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옛것을 개선하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쟁 상대끼리 서로 지혜를 겨룰 수 있다. 이런 말이 경쟁시장의 치열한 현실을 모르는 대학 교수의 상아탑 탁상공론처럼 들리는가. 글쎄다. 대학들 간에도 역시 사업 경쟁이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아는가. 학교의 재정적 손익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힘겨운 경쟁 현실을 알고 있다. 

난 자신에게 계속 상기시킨다. 풀러신학교가 존재하는 것은 경쟁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양질의 대학원 신학 교육을 제공하는, 보다 큰 사역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여러 종류의 경쟁에 연루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에게 있어서 하루의 목표는 '적자생존'이 아니라, '충성스러운 자의 생존'이어야 한다.

(번역=김춘섭 예수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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