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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엇을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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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남길까     
 
- 이동원 목사 (지구촌교회 담임)
 

사람이 한세상을 살고 가면 오래 산 것도, 부자로 산 것도, 권력자로 산 것도 다 무의미하다. 문제는 그가 떠난 후 무엇을 남겼는가가 문제일 뿐이다. 한 부자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재산을 관리하는 변호사에게 기자가 "그는 도대체 얼마나 남기고 갔는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변호사는 짤막하게 "다 남기고 가셨지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남긴 것의 내용물이다. 내가 살고 간 그 자리에 남겨진 것은 무엇일까? 

청교도들은 재산을 남기고 가는 것을 가장 큰 어리석음으로 간주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그들은 삶을 떠나기 전 재산을 가치 있게 쓰도록 훈련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청교도들은 다른 무엇보다 경건한 영향력을 남기고 가는 인생을 가장 가치 있는 인생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예수님은 짧은 인생을 살고 가셨지만 십자가를 남기셨다. 그 십자가는 자신에게는 희생이었지만 그 희생의 결과는 인류의 희망과 구원이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날 밤, 마지막 만찬을 제자들과 나누시며 떡을 취하시사, 축복하신 다음 떡을 떼어 나누어주셨다. 영성 작가 헨리 나우웬은 이 대목, 예수님이 취하신 떡의 이미지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자아상을 네 가지로 정리하였다. 우리는 예수님의 손에 있던 떡처럼 선택받은 자(취하다-took)이며, 축복받은 자(사례하시다-blessed)이고, 깨어져야 할 자(깨트리다-broke)이고, 나누어져야 할 존재(주다-gave)라고 하였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예수님의 손안에 있는 떡이 나누어져서 수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생명의 떡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깨어짐이 없이는 나눔이 없는 것이다. 우리 시대에 감동 있는 나눔이 실천되지 못하는 원인은 결국 깨어짐을 거부하는 우리의 이기심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믿음의 선배들 중 진지한 영성을 추구한 이들은 자신의 깨어짐을 고민하며 살아온 것이다. 

오늘의 교회, 오늘의 성도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한 원인이 있다면 우리가 깨어지지 못한 까닭이다. 우리가 진실로 하나님의 다루심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기쁘게 깨어지고 자신을 나누기 시작한다면 하나님은 우리를 다시 한번 사용하실 것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라고 하신 모범을 따라 자신을 내주는 나눔의 미학을 참으로 실천하는 그곳, 거기에 비로소 한국교회의 희망을 볼 수 있다고 믿는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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