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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혼돈과 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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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과 섭리    
 
- 김원배 목사(목포예원교회)
 

우리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께서 세계를 창조하신 목적과 인류 구원의 드라마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분이 창조하신 세계는 선하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 아름답고 선한 세계는 그분의 형상에 따라 창조된 인간의 죄와 욕망 때문에 처참하게 깨지고 말았다.

죄와 욕망의 진원지는 하나님처럼 되겠다는 인간의 오만이었다. 에덴에서 추방 당한 아담의 후예들이 벌이는 오만과 반역의 역사는 하늘 꼭대기까지 닿는 바벨탑의 역사를 통해 재현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바벨탑을 허무시고 언어를 흩뜨려 인간의 반역의 역사에 대응하셨다. 그 후 하나님의 주권에 대항하는 바벨탑의 역사는 패권을 다투는 제국들의 등장과 각축전으로 이어졌다. 세계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제국들이 일어났다가 사라졌던가.

무엇보다도 우리는 성경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가 인간들의 죄와 욕망에 의해 혼돈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하나님께서 인류 구원의 경륜을 펼치셨는가를 배울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그가 사랑하는 세계가 인간들의 죄와 욕망에 의해서 파괴되는 것을 방관하지 않으셨다. 아브라함의 선택에서부터 시작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에 이른 구원의 드라마가 성경 전체를 꿰뚫어 흐르고 있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인류 구원 경륜을 '인간의 혼돈과 하나님의 섭리(confusius hominium providentia dei)'라는 관점에서 해석했다. '인간의 혼돈과 하나님의 섭리'라는 관점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혼돈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새로운 미래의 지평을 열어준다.

함석헌옹은 세계의 역사를 혼돈과 섭리라는 관점에서 해석했던 한국 기독교사상가였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사를 가르치는 교사로 부름받았다. 미래의 세대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르치고자 하는 그의 열망과는 달리 한국 5000년 역사는 수난과 치욕으로 점철된 부끄러운 역사였다. 문자로 기록된 역사에만 100번의 전쟁과 560번의 침략이 한반도에서 일어났다. 이러한 관찰을 토대로 그는 한국 역사의 기조를 '고난'이라고 결론지었다. 

그의 탁월성은 세계사 속에 내정된 우리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의 역사를 파악한 그의 믿음이었다. 그는 이사야서 53장 고난의 종의 노래를 읽는 가운데 세계사 속에서 우리 민족에게 지워진 평화를 위한 메시아적 사명을 깨닫게 되었다.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그는 섭리의 역사가 우리에게 맡긴 고난의 짐을 기꺼이 감당하자는 호소로 절망에 빠진 젊은이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오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인간들의 죄와 탐욕에서 비롯된 혼돈의 역사를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섭리를 갈망하게 된다. 혼돈의 역사를 구원의 역사로 바꾸어가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경륜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심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이 겪어온 수많은 고난과 좌절 가운데서도 우리와 함께하셨던,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의 섭리를 믿기 때문이다. 섭리의 믿음은 역사를 바라보는 믿음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개인의 삶에 얽힌 비밀을 해석할 수 있는 믿음의 지평을 열어준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 8:28). 

운명이 아니라 섭리다. 오늘의 혼돈 가운데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라.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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