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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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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 김원배 목사(목포예원교회) 
 

시인 김남조는 시에서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하고 6월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곡식이 알갱이로 영글어가는 시간, 우리도 내면의 가을을 준비하며 영글게 채워가야 할 때이다. 

6월은 나라 사랑의 달이기도 하다. 나라와 민족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면서 나라를 위해 생명을 바친 숭고한 희생을 기억해야 하는 때이다. 우리나라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초창기부터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이라는 찬송가를 부르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왔다. 이러한 나라 사랑 때문에 한국교회는 특별히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민족을 해방시키는 자유와 독립의 보루, 전초기지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다. 

6월은 자유와 민족 중흥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우리 현대사 속에서 민주화 투쟁의 뜨거운 용광로이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6·10 만세사건을 비롯해 5·18 민주항쟁 이후 민주화의 열망이 전국적으로 불타올라 군사독재 시대를 마감하고 숙원이던 6·29 대통령 직선제 선언을 이끌어낸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6월의 한가운데는 6·25전쟁이라는 가슴 아픈 기억이 역사와 우리 가슴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우리를 더욱더 마음 아프게 하는 것은 6·25전쟁이 세계 열강의 대리전쟁이었다는 사실이다. 우리 민족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세계 열강들의 각축전 속에서 희생양이 되었다는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힘 없는 한민족은 동서 이데올로기의 꼭두각시가 되어 동족의 가슴에 총칼을 겨누었던 것이다. 이 와중에서 신앙 자유와 민족 중흥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씨름해야 했던 한국교회가 걸어온 선교의 길은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인류 역사 최초의 살해 사건이 일어난 것을 주목하시고 동생을 살해한 가인을 불러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창 4:9)고 물으셨다. 하나님의 물음은 인류를 향한 준엄한 질문인 동시에 우리를 향한 질문이기도 하다. 가인의 대답은 "내가 알지 못하나이다 내가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였다. 우리는 하나님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이 질문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는 많은 숙고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한국교회가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6월 한 달을 회개와 기도의 달로 정하고 하나님 앞에서 우리 민족이 지은 죄에 대한 회개뿐만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해 뜨겁게 기도함으로써 하나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필자가 선교 동역자로 일한 바 있는 독일교회는 자기 민족이 일으킨 2차 세계대전을 염두에 두고 교회력에 회개와 기도주일을 정하고 지켰다. 한국교회는 초창기에 지금보다 수적으로는 소수였으나 나라와 민족을 위해 뜨겁게 기도함으로써 바람직한 국가 건설의 정신적인 동력이 되었다. 이 아름다운 전통을 회복하고 나라와 민족의 죄를 대신 회개하고 기도함으로써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 민주주의의 파수꾼 역할도 감당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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