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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바벨 경영의 완벽성과 그 파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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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경영의 완벽성과 그 파멸성 
 
- 정충영 교수(경북대학교 명예교수). 


창세기 11장에는 현대 경영의 관점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경영모델이 제시되어 있다. 바벨탑과 그 성의 건축에 관한 경영이다. 관련된 성경구절은 창 11:1-9에 기록되어 있다. 불과 9개의 절에 지나지 않는 내용 중에 경영과 관련한 내용은 3절과 4절에 지나지 않는 짧은 글이지만, 거기에서 우리는 참으로 놀라운 경영관리의 모델을 보게 된다. 이 내용을 중심으로 그들 경영의 특징을 몇 가지로 간추려 보자.

1. 그들은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이것은 그들의 사명이라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들의 목적(objective)가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고 이를 구체화한 목표(goal)가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다.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그들의 목표는 “하늘에 닿을 만한 성과 대(tower)를 쌓자”는 것이었다.

2. 그들은 목표 달성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또 말하되 자, 성과 대를 쌓아” 3절과 4절 모두가 “자, …”라는 말로 시작되고 있다. “자,” 라는 말은 일방적인 명령형이 아니라 권유형이다. 바꾸어 말하면 하향식(top-down) 명령이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제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참여적 경영이라 할 것이다.

3. 그들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고 있었다. 그것은 3절의 “서로 말하되…” 4절의 “또 말하되…”에서 엿볼 수 있다. 그들은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던 것이다. 1절의 “구음이 하나이요 언어가 하나이었더라”는 말은 물론 문자대로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나 구음이 모두 하나이었다는 것이지만 이것은 확대 해석하면 커뮤니케이션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음을 말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4. 그들은 정체성에서 연유한 강한 단결력을 갖고 있었다. 6절의 “한 족속”이란 말은 혈연적일 뿐 아니라 정체성(identity)을 갖고 있었음으로 강한 응집력(cohesiveness)을 갖고 있었다고 보인다. 그들의 뭉쳐진 결속력은 경영성과를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5. 그들은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을 습득하고 있었다. 높은 성과 탑을 짓기 위해서는 벽돌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았을 것이다. 그 옛날에는 돌을 깎아 건축 자재로 사용하였지만 돌을 깎는 일이나 이것을 운반하는 일은 절삭기구가 수송 장치가 없는 그 당시로서는 정말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돌 대신 벽돌을 사용함으로써 돌보다 시간적인 측면이나 운반상의 편의성 혹은 조형에 크게 유리하였을 것이다. 흙으로 만든 벽돌이 단단하지 않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단단한 벽돌을 만들기 위해 흙벽돌을 가열하여 단단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벽돌을 구워 단단하게 하는 노하우를 그들은 알고 실천하였다. 뿐만 아니라 벽돌과 벽돌을 단단히 이어주기 위해 그 당시에 사용하던 진흙 대신에 역청을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기술 없이는 그들이 높은 성과 탑을 쌓을 수 없음을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기술적인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6. 그들은 구성원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탑과 함께 성을 지었다. 높은 탑을 쌓는 것이 그들의 주된 목표이었지만 이 일을 하는 구성원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를 위해 성을 함께 쌓았다. 탑과 함께 성을 쌓음으로써 그들은 인력과 물자를 절약할 수 있고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7. 그들은 위대한 지도자를 따르고 있었다. 창세기 11장에는 그 성과 탑을 짓는 지도자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성경학자들은 그 지도자의 이름이 니므롯이라고 믿고 있다. 니므롯이란 이름은 그 앞의 장인 창세기 10장에 등장하고 있다.

“니므롯은 세상에 처음 영걸이라”에서 ‘처음 영걸’이란 처음이란 뜻과 동시에 첫째간다는 뜻이고, 9절의 “여호와 앞에 특이한 사냥군”에서 “여호와 앞(before the Lord)”이란 단어는 동시에 “여호와에 대항하는(against the Lord)”이란 뜻을 갖고 있다. 그는 특이한 사냥꾼이라 기록되어 있다. 한꺼번에 한두 마리의 짐승을 잡는 보통의 사냥꾼이 아니란 뜻이다. 바꾸어 말하면 그는 짐승을 한꺼번에 집단적으로 사냥하는 기술을 가진 사냥꾼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10절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광대한 영토를 가진 왕이었는데 바벨탑이 세워지던 시날 땅의 바벨이 그의 영토에 속한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가 바벨탑의 건축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니므롯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완벽에 가까운 인간의 경영이 단숨에 무너져 파멸되고 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이 목표로 하였던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고 세워두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음을 말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그들의 완벽에 가까운 경영이 모두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바람에 날려가 사라지고 마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왜 완벽한 경영이 파멸되었는가? 그것은 그들의 목표가 하나님의 뜻을 거슬렀기 때문이다. 창세기 1장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복을 내리셨다(창 1:28). 그러나 그들은 바벨탑의 구축을 통해 ‘땅에 충만’하기를 거부하고 ‘흩어짐을 면하자’고 외쳤던 것이다. 앞에서 왜 니므롯을 ‘하나님을 거역하는 특이한 사냥군’이라 하였는지 이제 확실하게 되었다고 본다. 그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인간의 경영이 완벽하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다면 그 바벨의 경영은 일순간에 멸망하고 말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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