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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토요 편지] 아침 속에 담긴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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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편지] 아침 속에 담긴 은혜    
 
- 장경철 서울여대 교수
 

모든 아침이 다 새롭고 행복할 수 있을까?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내게 찾아왔던 모든 아침을 다 환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물론 소풍날의 아침과 첫 출근날의 아침은 예외였다. 하지만 매번 평범하게 찾아오는 아침은 나의 환대를 받지 못했다. 언제까지나 이 생활을 지속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면서, 내게 찾아온 아침을 홀대했던 기억을 나는 갖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침만이 아니었다. 한 가지를 미워하는 사람은 그 배후에 10가지를 미워하지 않던가! 아침에 일어나기 싫은 느낌에 이어서, 왜 아침 식사 시간은 행복하지 않은가? 매번 같은 음식만 먹기 때문일까? 어떤 사람은 식사 기도도 생략한다고 한다. 왜 식사 기도를 거르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이것은 벌써 수도 없이 기도한 메뉴입니다." 새로운 음식을 먹으면 식사 시간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침에 대한 나의 태도가 바뀌기 위하여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은혜를 받게 된 경험이었다. 시간은 시간에 의해 새롭게 되지 않는다. 시간은 오직 은혜에 의해 새롭게 된다. 하나님의 은혜를 알게 되면서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은혜를 받으면 어떻게 되는가? 은혜를 받으면 시간과 횟수를 사랑하면서, 내 삶에 자주 찾아오는 것을 환대하는 사람이 되기 시작한다. 인생에 대한 애정의 회복은 반복을 사랑하는 길을 걸음으로써 찾아오게 되었다. 인생은 가짓수를 늘림으로써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인생은 횟수를 사랑함으로써 돌파할 수 있는 것임을 서서히 깨닫게 되었다. 

은혜의 시선을 회복하면서 반복 속에 담긴 기적을 보게 되었다. 반복을 사랑하면서 횟수를 매기며 사람과 사건을 만나는 시야가 열리게 되었다. 어떤 업무를 반복해야 할 때가 있다. 마음속에 짜증이 일어난다. 이것을 또 해야 하느냐고 반응할 수 있다. "또"나 "다시"와 같은 말들은 일상적인 언어들이기에, 사용하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생각은 이렇게 하자. 이것은 5번째 만남이구나. 이것은 10번째 만남이구나. 하나님은 10번을 넘기지 않으면 주시지 않는 축복을 갖고 계신다. 만약 내가 9번만 하고 그만두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나는 그 만남이 주는 최종적 축복을 다 받지 못했으리라. 

하나님은 성급한 사람을 쓰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성실한 사람을 쓰신다. 성급함이란 시간과 횟수를 미워하는 마음이다. 성실이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계속 횟수를 더하는 능력이다. 역사 속에 흔적을 남기는 사람은 아침 속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성실을 배우고 익히는 사람이다. 

일상 속에 담긴 은혜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오늘도 새 아침을 보내주시는 하나님은 지치지 않으신다. "주의 인자는 끝이 없고, 주의 자비는 무궁하며, 아침마다 새롭고 늘 새로우니, 주의 성실이 크도소이다." 절망적인 상황은 없다. 그 상황에 대해 절망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오늘도 내 삶에 자주 찾아오는 것들을 홀대하지 않고 환대하는 아침이 되기를 바란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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