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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나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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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미래  

- 김원배 목사(목포예원교회)
 

지난 주간에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제11차 수련회에 참석할 기회를 가졌다. 이번 수련회에 주강사로 초청된 선교신학자 앨런 록스버그 박사는 서구교회(북미와 유럽)의 선교적 상황을 분석하면서 서구교회 목회자들을 양들이 떠나버린 우리를 지키는 목자와 비교했다. 양을 위한 모든 조직과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정작 양 없는 우리를 지키고 있는 목자의 모습은 얼마나 처량한가!

이러한 상황 인식과 관련해 그의 목회관은 뚜렷했다. 록스버그 박사는 사람들에게로 향해야 하는 목회자들의 사명을 예수께서 그의 12제자들을 이스라엘의 집을 잃어버린 양에게 파송했던 상황(마 10:5∼6)과 일치시켰다. 특별히 록스버그 박사는 제자들을 파송하면서 예수님께서 당부하셨던 말씀을 강조했다. "너희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이나 가지지 말고 여행을 위하여 주머니나 두 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마 10:9∼10) 

필자는 그의 발제를 경청하면서 세계 선교 방향의 전환을 가져왔던 1953년 독일 빌링겐 세계선교대회를 상기했다. 세계교회는 그 대회 이후로 서구 중심 교회 선교(mssio narius) 시대에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방향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복음주의 신학자인 그가 하나님의 선교를 주장하는 게 신선하게 여겨진 것은 한국교회 안에서는 아직도 하나님의 선교가 보편화되지 않은 생경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의 발제를 들으면서 생각했던 것은 믿음 은총 성경을 새 시대 복음의 패러다임을 이끌어냈던 서구교회의 종교개혁 전통에 '성령으로만'이라는 지평이 첨가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시간의 한계 때문에 그와 깊은 토론을 나눌 수 없었던 것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이번 수련회에 참가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목회자가 있어야 할 자리는 보통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의 한복판이라는 깨달음이었다. 실로 목회자의 영광은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그들의 삶의 한가운데서 하나님의 미래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직도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울안에서 떠나지 않는 양들을 가지고 있는 행복한 목자들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새로운 양들이 옛날처럼 우리들의 울안으로 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며 심지어는 양들이 목자들이 지키고 있는 우리로부터 떠나고 있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양들이 떠나간 양 없는 우리를 지키고 있는 서구교회 목회자들이 겪고 있는 곤궁을 우리도 겪지 않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필자는 이번 수련회를 마치고 양들이 살고 있는 목회 현장으로 돌아오면서 목회자가 서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가를 심각하게 숙고하게 됐다. "교회의 크기와 사역의 성취와는 관계없이 오늘 내가 하고 있는 사역 가운데 그리스도께서 행하셨던 하나님 나라 운동이 재현되고 있는가"라는 생각과 나아가 "내 목회 사역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미래가 준비되고 있는가'라는 자문이다. 

교회 크기나 성장이 아니다. 내 사역 가운데 그리스도의 현존이 나타나고 있는가이다. "…그러므로 네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계 3:19)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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