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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비상시국, “누워서 침 뱉기” 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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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상시국, “누워서 침 뱉기” 해서야


시국이 원체 요란하고 불안한 상황이다 보니 사회 각계에서 시국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저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가지고 있는 입장에 따라 시국 선언의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국선언이 오히려 사회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기독교계의 모습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보수 교계에서는 한국교회 원로 지도자 33인과 한기총 등이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도회를 열었으며, 진보 교계에서는 목회자 1천여명과 기장 목회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교회 공동체는 획일화돼 있지 않고 다양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나라를 위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만 같다면, 의견의 차이가 있더라도 얼마든 함께 손잡고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성의 차원을 넘어, 분열을 책동하고 한국교회 스스로에게 먹칠을 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지난 주간 그런 일이 발생했다. 일부 진보 교계의 인사들이 ‘한기총 시국성명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이어 한기총을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한 것이다.

이들은 한기총이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시국선언을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법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있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단순한 자살로 규정했으며, 한국 기독교의 과도한 대표성을 가장했다고 주장하며 비판했다.

그러나 한기총과 원로들의 성명서가 이토록 기자회견까지 열어가며 비난해야 할 정도로 좋지 못한 내용이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한기총과 원로들의 성명서는 결코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옹호한 것이 아니었고, 보수 교계의 입장 또한 대체로 충실히 전달했으며, 기독교인들이 자성하고 기도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 그 주제였기 때문이다.

백 번 양보해 그들의 비판이 합리적이었다손 치더라도, 그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표출한 방식에는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서로 충분히 대화하고 입장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을 대동해 일방적이고 공개적으로 한기총을 비판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한 방식은, 그들 스스로가 말했던 것처럼 “누워서 침 뱉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회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교회의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교회가 힘을 결집해 함께 기도하고 회개함으로 돌파해나가야 할 때이다. 그런데 이러한 때에 사실상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로 자리잡고 있는 한기총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일은, 결코 교회 공동체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다소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일점을 발견하고,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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