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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를 향한 호의와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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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한 호의와 환대  

- 장경철 교수(서울여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영화가 있다. 멜빈 유달은 강박증(obsession)에 사로잡힌 사람이다. 멜빈은 식당에서 제공하는 포크와 칼을 신뢰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이 준비한 포크와 칼로 식사를 한다. 매사에 신경질적인 그의 식탁에는 동료가 없다. 식당 종업원들도 멜빈을 상대하기를 꺼린다. 그 와중에 멜빈은 종업원 캐럴 코널리를 사랑하게 된다. 

영화 가운데 볼티모어의 한 식당에서 멜빈이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있다. 캐럴은 멜빈에게 자신에 대한 칭찬의 말을 요구한다. 무슨 칭찬을 건넬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멜빈은 캐럴에게 먼저 자신의 약한 부분을 고백한다. "나는 강박증 때문에 고통당하고 있다. 의사는 약을 복용하면 60% 정도는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약 먹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약을 먹지 않는다." 

이 말을 듣고 캐럴은 묻는다. "칭찬해 준다더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느냐?" 멜빈은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나는 약 먹기를 죽기보다 싫어하지만 당신이 나를 찾아온 그 다음날부터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이 말을 듣고 약간 기분이 좋아진 캐럴은 '뭐 그 정도로 칭찬이 되겠느냐'는 표정으로 멜빈을 쳐다본다. 

이때 멜빈은 말한다. "당신은 나로 하여금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소원이 일어나도록 만들어 주었다(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잠시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던 캐럴이 멜빈에게 말한다. "내가 일평생 들어본 가운데 최고의 칭찬이에요." 바로 이때 영화는 캐럴의 얼굴을 약 10초 동안 천천히 비춰준다. 한 여인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그 10초 동안 카메라에 잡힌다. 캐럴이 드러내는 그 행복한 표정을 묘사할 언어가 내게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경험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면, 어쩌면 우리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는지 모른다. 우리는 묻고 싶다. 무엇이 이러한 놀라운 행복의 원인일까? 그것은 나를 향한 누군가의 호의와 환대이다. 우리는 이것을 은혜라고 부른다. 

예전에 어떤 면접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후보자 가운데 한 사람이 하나님에 대해서 매우 자주 이야기하였다. 아마 듣기에 따라서는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과하게 한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었다. 면접 모임이 잠시 휴식을 취하게 될 때, 면접관 가운데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하였다. "저분은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왜 저렇게 많이 하나요?" 마음속으로 그분의 질문에 공감하면서도,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앞으로 은혜를 받아보시면 아시게 될 날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곳에 거할 수 있는 무소부재(無所不在)의 특성을 가진 분이다. 하나님이 무소부재하기에, 하나님의 은혜가 거주하지 못하는 시간과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내게 찾아온 오늘 속에도 하나님의 은혜는 풍성히 담겨 있다. 오늘도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었다. 오늘 속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호의와 환대, 곧 내게 주시는 은혜를 섭취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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