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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제학, 성경에 길을 묻다] 비정규직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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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성경에 길을 묻다] 비정규직 해법    
 
- 권명중 교수 (연세대)
 

미국에서는 대학 조교수의 이혼율이 어떤 다른 직업보다 높다고 한다. 조교수는 일정기간 내에 학문적 업적을 내지 못하면 종신직 교수가 되지 못하고 재직대학을 떠나야 한다. 그래서 밤을 새우면서 연구에 매달린다. 남편을 몇 년 동안이나 연구실에 빼앗긴 인내심이 약한 아내들이 참다 못해 이혼을 요구하는 일이 드물지 않은 모양이다. 이렇게 대학 조교수들이 이혼을 무릅쓰고 연구에만 몰두하는 것은 학문에 대한 열정도 있겠지만 직업의 안정성, 즉 종신 교수직을 얻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현재 비정규직 문제도 근본적으로 직업 안정성의 문제이고, 거기에다 급여나 후생복지의 차별이라는 문제가 섞여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의 차별이 왜 생겼을까? 직무나 직종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고, 고용주가 인건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고, 해고가 어려운 정규직 노동자를 회피할 수밖에 없는 사업상의 사정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원인을 보면, 비정규직 문제는 고용주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지만 또한 정규직 노동자와의 문제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자 전부를 정규직으로 하든지, 아니면 전부를 비정규직으로 바꾸면 해결된다. 현재 해결방향은 모두 정규직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고용주와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에게 희생과 양보를 설득하고 있고, 심지어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문제의 한 축인 정규직 노동자가 분담해야 할 몫은 해결과정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누구도 이런 문제제기를 꺼려하고 있다. 성경의 지혜를 구해보자.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나안 땅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제비를 뽑아서 열두 지파가 공평하게 땅을 나누라는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이 약속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부터 가나안 정복전쟁을 치렀다. 그런데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 요단강 동쪽 땅을 차지한 후, 르우벤과 갓 부족이 그 땅을 요구하였다(민 32장). 이들의 요구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지만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었고 다같이 고생하고 있는 다른 형제들은 안중에도 없는 욕심과 이기심의 발로였다. 그들은 자기들의 요구가 이루어져 당대에는 행복했는지 모르지만, 그들 자손이 그 대가를 치러서 이스라엘 지파 중에 제일 먼저 앗시리아의 공격을 받고 땅에서 쫓겨나 가장 긴 노예생활을 해야만 했다(대상 5:25∼26).

정규직 노동자(또는 그들을 대표하는 노조)는 르우벤이나 갓 지파처럼 자기들의 문제에 침잠해서 자신들의 이기심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고용주와 함께 그들의 얼마간 희생이 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지나친 망상일까?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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