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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은 나눔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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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은 나눔경제학       
 
-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일터에서 근로자는 ‘주께 하듯’(엡 6:7) 일하고, 사용자는 하나님을 의식하며 사랑으로(엡 6:9∼10)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을까? 성경은 2000년 전 이미 선진적이고 상생협력적 노사문화를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3%로 전망되는 등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청년실업률이 7.6%(5월 기준)에 달하는 시기에 일자리 확보는 그야말로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한 투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터에서는 비정규직 대책 문제가 실타래처럼 얽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장의 절박한 상황에 아랑곳없이 정부 여당과 야당은 팽팽한 기싸움만 벌이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투영해 보면 핵심은 ‘섬김’과 ‘나눔’의 창(窓)으로 집약된다. 먼저 일터는 섬김의 장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과 사회 여건에서 일, 즉 노동은 창조 세계를 아름답게 관리하고 보존해야 할 우리 모두의 문화적 사명을 실천하는 행위다. 모든 경제적 소산은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반면 일하지 않음은 ‘악하고 게으른 종’(마 25:26)의 속성이다. 경제성장, 소득 증대, 삶의 질 향상 등은 모두 ‘일’이라는 경제활동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이 일터는 ‘주께 하듯’ 섬기는 ‘일’이 이뤄지는 공간임이 분명하다. 사용자는 근로자의 노동력을 이용해 이익을 창출하되 그의 인격을 섬겨야 하며, 근로자는 노동력 제공의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되 역시 ‘주께 하듯’ 일을 해야 한다. ‘주께 하듯’의 의미는 사용자 개인에 대한 헌신이라기보다 근로행위(일) 자체를 성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크리스천 기업 및 기업인들이 이런 선례를 만들고 사회적으로 널리 전파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나눔’의 정신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나눔’은 결코 나약하거나 비효율적이거나 비현실적인 행위가 아니다. 일터에서 사용자와 근로자의 섬김 못지 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들간 나눔도 중요하다.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만나가 내리듯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면 현실적 여건에서 나눌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규직은 비정규직보다 우월한 고용안정성을 확보한 위치에 있다. 심지어 공기업 일자리는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도 한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따른 인건비 증대 요인은 사용자뿐만 아니라 정규직도 분담해야 한다. 즉 정규직의 비정규직 동료에 대한 ‘일자리 나눔‘ 없는 비정규직 대책은 정부와 노동계가 평행선을 달리는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다.

일자리 문제는 삶의 본질적 사안이다. 일용할 양식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와 평화, 녹색성장, 선진화, 삶의 질 향상 등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야말로 ‘섬김’과 ‘나눔’의 진가를 발휘하고 사회적 갈등 해소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에 적절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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