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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달 따 달라고 조르는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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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따 달라고 조르는 공주  
 
- 전병욱 목사 (삼일교회 담임)
 

욥이 고난을 당한다. 친구들이 와서 위로한다. 그런데 위로가 되지 못했다. 왜? 정답만을 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런 정답, 저런 정답을 제시하는 친구들에게 욥은 이렇게 외친다. "너희는 다 재난을 주는 위로자"(욥 16:2)이다. 사람들은 세상의 치유책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은 우리를 치유하지 못한다. 정답은 쓸데없다. 정답이 사람을 살리지 못한다. 정답대로 사는 사람이 어디 있나? 이혼하지 말라. 정답을 몰라서 이혼하는 것이 아니다. 낙심하지 말라. 그런데 낙심이 된다. 공부 잘해야 한다. 안다. 그러나 안되는 걸 어쩌겠나?

귀한 공주가 있었다. 왕과 왕비의 사랑을 넘치게 받았다. 귀하게 자라다 보니 버릇이 없었다.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것이 많았다. 하루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따 달라고 졸랐다. 달은 따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공주는 조르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니, 병이 났다. 의사들이 말해도 안되었다. 많은 스승들이 설득해도 안되었다. "달은 너무 멀리 있어서 갈 수 없어요." 천문학자가 말했다. "달을 너무 생각하다가 병이 난 겁니다. 달에 대한 생각을 줄이세요." 심리학자가 말했다. "달은 실제로는 너무 커서 운반이 불가능해요." 과학자가 말했다. 모두 정답이었다. 그러나 공주의 병을 고치지 못했다.

하루는 광대가 와서 자기가 공주의 병을 고치겠다고 말했다. 광대는 공주에게 가서 그냥 물어 보았다. 자기의 수준을 내버리고, 공주의 수준에서 물었다. "공주님 달은 어떤 모양이지요?" "바보야. 그것도 몰라. 동그란 모양이잖아." "달은 얼마나 큰가요?" "내 손톱으로도 가려지잖아. 손톱 크기야." "달은 무슨 색이죠?" "황금빛이잖아." 광대는 그냥 공주에게 들은 그대로 조그마한 황금구슬을 만들어서 왔다. "공주님 여기 달을 따 왔어요." 공주는 뛸 듯이 기뻐했다. 그런데 문제는 저녁이 되면서부터 생겨났다. 달을 따 왔는데, 달이 또 뜨면 문제가 되는 것이었다. 광대는 고민하지 않고, 다시 공주에게 가서 물었다. "공주님, 달을 따 왔는데, 또 뜨면 어떻게 하죠?" "바보. 그걸 왜 걱정해. 이를 빼면 또 나잖아. 나도 빠진 이빨이 다시 나왔어. 달도 하나 따 왔다고 없어지겠니?" "아 그렇군요." 모든 문제가 풀렸다. 공주는 건강하게 일어나게 되었다.

자기 수준에서 풀려면 안된다. 공주 수준에서 풀어야 한다. 공주 수준은 물어보면 안다. 물어보고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 정답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첩경이다. 정답 말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래서 다툼이 그치지 않는 것이다. 마음을 읽는 사람이 나오면, 문제는 쉽게 풀린다. 

욥이 생일을 저주한다. 친구들은 당장 정답을 말한다. 믿는 사람이 감사를 해야지 그런 말을 하면 되는가?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생일을 저주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뜻이다. 마음을 읽으면, 정죄가 아니라 위로가 나온다. 마음을 읽으면 공감하게 된다. 그래야 풀린다. 병상에 누운 사람에게 무슨 죄를 지었냐고 다그치는 사람이 있다. 이유를 찾으려고 한다. 남의 답까지 알려주려는 사람이 있다. 뭘 안다고 그러는가? 침묵하라. 침묵이 없는 신앙생활은 신앙생활이 아니다. 욥의 친구들이 침묵하고 같이 울어주었을 때는 위로가 되었다. 정답을 말할 때부터 위로가 되지 않았다. 정답은 쓸데없다. 마음을 읽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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