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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법학, 성경에 길을 묻다] 노부모가 짐이 되는 세태 룻(RUTH)을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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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성경에 길을 묻다] 노부모가 짐이 되는 세태 룻(RUTH)을 닮아보자    
 
- 조성민 교수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남편을 여읜 여인이 젊은 시절 온갖 고생을 하며 외아들을 훌륭하게 잘 키워 부유한 집으로 장가를 보냈다. 신혼 때는 아들 내외가 노모를 잘 모셨으나, 그후 노모의 거동이 불편해지자 노모를 버리기 위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이틀 동안 이곳저곳을 구경시켜 드리다가 사흘째 되던 날, 노모를 경찰서 앞으로 모시고 갔다. 그곳에서 어머니에게 음료수를 사올 테니 잠깐 기다리시라고 거짓말을 하고, 슬며시 서울행 비행기를 탔다. 제주도에 버려진 노모는 행인에 의해 경찰서로 안내됐다. 경찰관이 인적사항을 묻자 그 할머니는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다 알고 있었으나, 자식에게 누가 될 것을 염려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시치미를 뗐다. 결국 연고 없는 노파로 간주돼 양로원에서 생활하게 됐다.

이런 일이 소위 현대판 고려장은 아닐까? 다만 부모를 버리는 자식은 꽤 진화했지만 버림을 당하면서도 자식 생각을 하는 부모의 마음만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윤리적인 면을 떠나 자연의 섭리다.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 몸은 늙어버리고, 마음의 기준도 소진돼 버린다. 모든 에너지가 자식에게 옮겨졌으니 이제 자식이 그 에너지를 부모 부양에 써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최소한의 윤리라고 하는 법에서도 자식은 생활능력이 없는 노모를 부양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민법 제974조, 975조). 만약 자식이 질병이나 기타 사정으로 부조를 요하는 부모를 유기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271조). 이처럼 생활능력이 없는 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법률상 의무이기 전에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다.

성경에 나오는 효부(孝婦)인 룻(RUTH)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과 감동을 준다. 베들레헴에서 살던 나오미는 기근이 들자 모압지방으로 이주하지만, 거기서 남편과 두 아들을 모두 잃는다. 향수병에 걸린 나오미는 고향에 풍년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귀향을 결심한다(Returning). 두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따라 나서겠다고 하자, 나오미는 재혼하라고 주장한다(Urge). 그러나 맏며느리인 룻은 고집을 꺾지 않고 시어머니를 따라 베들레헴으로 온다. 룻은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보아스라는 남자의 밭에서 보리이삭을 주워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진실함을 보여준다(Truth). 성실한 룻은 보아스와 재혼해 시어머니를 모시고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Happiness). 효부인 룻은 다윗 왕의 증조할머니가 된다.

이방인이면서도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신 룻의 효행에 대한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노인 인구가 해마다 증가해 초고령화 시대가 도래했다. 이 시대에 우리 크리스천들이 앞장서서 룻의 자세를 본받는다면 노부모의 부양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이 많이 해소될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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