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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랑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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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  

- 김원배 목사 (목포예원교회)


인간을 근원적으로 살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이 본질적인 질문과 관련해 얼마 전에 지방에서까지 공연한 극단 우물가의 '유츄프라카치아'가 생각난다. 아직도 잔잔한 감동이 가슴속에 남아 있다. 브라질이 원산지인 유츄프라카치아는 상상 속 식물이다. 한번 만지면 죽지만 여러 번 만지고 정성으로 돌보면 오래도록 살아남는 풀이다. 이 상상 속의 식물을 매개로 작가는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뤘다. 

작품 속 주인공 앤은 전쟁에 따른 가난과 전염병으로 부모를 잃고 동생 지미와 종합병원 보호시설에 수용된다. 동생마저 결핵으로 세상을 뜨고 혼자 남은 앤은 큰 충격에 '반응성 애착장애증세'를 일으켜 사람들의 손길을 거부한다. 결국 앤은 회복 불능 판정을 받고 정신병동 지하 독방에 수용된다. 설상가상으로 시력마저 점점 잃어간다. 이때 노 간호사인 로라는 앤의 친구가 되어준다. 날마다 과자와 특별한 음식을 제공하고 책을 읽어주며 기도해준다. 한결같은 사랑과 관심에도 앤은 담벼락처럼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러나 로라의 변함없는 사랑은 앤의 마음을 열게 했다. 2년 만에 앤은 정상인 판정을 받아 파킨스 시각장애아학교에 입학하고, 개안수술 후에 밝은 웃음을 되찾는다. 그후 앤은 로라로부터 받은 사랑의 힘으로 시련을 이겨내고 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한다. 

어느 날 앤은 신문에서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아이를 돌볼 사람 구함'이라는 문구를 보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가르칠 수 없다고 판정한 딸을 위해 부모가 교사를 구하는 광고였다. 앤은 직감적으로 그가 받은 사랑의 빚을 갚을 수 있는 하나님의 부름으로 받아들인다. 그녀가 받은 사랑의 파장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감각기관밖에 다른 소통 수단이 없는 중증 장애아를 앤은 사랑으로 돌보기로 한 것이다.

앤은 수많은 어려움을 이기며 이 아이를 20세기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로 키워낸다. 오직 사랑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다. 헬런 켈러는 하버드대를 졸업하는 날, 졸업장을 받고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앤 설리번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앤 선생님의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습니다." 헬런은 말했다. 졸업식장에 모인 사람들도 사랑과 신뢰로 뭉친 두 사람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냈다.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죽어가는 생명을 살린다. 세상이 포기한 사람을 일어나게 한다. 사랑이 엄청난 파도를 일으킨다. 앤은 인터뷰에서 사랑의 힘이 가진 비밀을 말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상처에 대한 분석과 충고가 아니라 그냥 함께 있어주는 것입니다. 마음의 상처는 충고를 주기보다 자신감을 줄 때 아뭅니다. 좋은 충고보다 좋은 소식이 중요합니다."

사랑의 힘은 함께 있어 줄 때 깨어난다. 고통 가운데 있는 형제에게 백 마디의 충고와 고통의 원인에 대한 해석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냥 곁에 있어 함께 울고 함께 아파할 때 영혼 깊숙이 감춰진 생명력이 용솟음쳐 오른다.

예수님은 우리 영혼 깊숙이 숨어 있는 사랑의 힘을 깨우기 위해 우리 가운데 오셨다. 그 생명의 힘은 어떤 외부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는 창조적이고 원천적인 힘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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