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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특혜’는 필요없으니 ‘상식’이라도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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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는 필요없으니 ‘상식’이라도 보여달라


몇 해 전, 경남 양산의 천성산 밑을 지나는 경부고속전철 터널 공사가 법원의 공사 허가 판결을 받고도 당시 대통령에 의해 중단돼 세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한 스님이 경부고속전철 천성산 구간의 공사가 환경을 파괴해 도롱뇽 등 많은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며 단식투쟁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그 스님은 업무방해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대법원 판결을 받았고, 한 언론은 수 차례 공사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약2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최근 교계가 이와 대조되는 사례를 겪고 있다. 바로 총신대 신대원 양지캠퍼스 내 송전탑 건립과 관련된 백운형 목사(성현교회·68)의 단식투쟁이다. 백 목사는 지난 40일 동안 공사 현장에서 금식하고 기도하며 공사를 강행하려는 한국전력측과 맞섰고, 금식을 마치던 15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마지막 힘을 짜내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고하게 전달했다.

그런데도 이 사태에 대해 관계당국은 이상할 정도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예장 합동이 교단 차원에서 나서고, 총신대 신대원 원우와 동문 등이 강력히 시위를 벌이고, 몇몇 국회의원들이 팔을 걷어붙여 봤지만 요지부동이다. 한 스님이 도롱뇽 서식지를 위태롭게 한다며 단식을 할 때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앞으로 교계와 사회를 이끌게 될 수천 수만의 인재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말이다.

게다가 이번 한전측의 공사는 너무나 많은 법적, 절차적 하자마저 가지고 있다. 총신대 신대원 송전탑사태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한전이 최초로 선정한 송전 선로는 38기에서 46기 사이에 전력 누수가 많은 현저한 굴곡 현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아시아나 골프장을 우회하도록 설계한 것이 분명하다. 지형적 특성에 따른 적절하고 공정한 경로라 볼 수 없고, 재벌권력에 대한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2004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된 ‘전원개발촉진법’ 제5조 2항에 따르면, 한전이 실시계획의 변경승인을 얻고자 할 때에는 변경승인 신청 전에 주민 등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고, 타당할 경우 이를 반영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한전은 2005년 8월 사업을 승인받은 이후 선로변경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이 법규를 이행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전은 1997년 12월 환경영향 평가서를 제출하고 이후 4차례에 걸쳐 보완서를 제출해 2002년 9월 2일 경과지를 확정하였다. 이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총신대학교와 관련하여 평가한 소음피해와 경관훼손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은 2007년 6월 송전탑을 학교부지에 더 가깝게 변경, 설치함으로써 송전선로가 학교의 부지를 침범하도록 사업계획을 변경하면서도 이로 인한 환경평가는 별도로 진행하지 않았다.

그간 교계는 이 공사의 잘못된 점을 수 차례 지적해왔고, 갖은 방법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도모해 왔다. 그런데도 한전측은 지금까지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의심케 할 정도로 폐쇄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로 인해 교계는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다. 앞서 언급했던 한 스님의 사례만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상식적이고 합법적인 당국의 관심이 있다면 이렇게 사태가 지지부진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당국이 이 문제를 경홀히 여기지 말고 부디 교회와 사회의 미래를 위한 총신대 신대원 및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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