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불황기 교회가 할 일

첨부 1


불황기 교회가 할 일 

- 조성표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기독학문연구학회 회장)  


금융위기에 뒤이어 경제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불황은 뚜렷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고, 그 끝이 어딘지 보이지도 않는 답답한 상황이다.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 조짐을 보인다고는 하나 각 개인의 삶과 직결되는 고용지표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교회도 불황의 예외 지대가 아니다. 대부분 교회 재정이 축소되고, 교회 안에도 실직자들이 나타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불황의 아픔을 겪고 있는 성도와 이웃에게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현실적인 측면에서 찾아보자. 

가장 우선적인 일은 교회 안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물질을 공급하는 것이 교회의 기본적인 기능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한 지체된 형제 자매가 실직으로 기본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면 이런 긴급한 필요를 돕는 것이야말로 교회가 우선적으로 할 일이다. 

한국교회에 성미(誠米)라는 것이 있다. 과거에는 가난한 목회자를 위한 미풍양속이었다. 직접 쌀로 표현되지 않더라도 교회에 어려운 형제가 있는지 살피고 이 가정들을 도와야 할 것이다. 다만 도움받는 분들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실직한 형제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다. 실직과 실업은 다르다. 실업은 직업적 능력을 상실한 것이지만, 실직은 일시적으로 직장을 잃게 된 상태로서 얼마든지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다시 일어서는 용기와 자신감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경북대에서 실직자를 대상으로 '전산회계' 단기 과정을 운영한 바 있다. 이 과정을 이수한 분들은 대부분 불황 중에도 새로운 직장에 취업했다. 

세 번째는 진정한 행복과 기쁨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경제학 교과서를 보면 행복의 정의를 소비를 욕망의 수준으로 나눈 수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행복도를 높이려면 소비를 늘이거나 고급 소비를 하면 된다. 이것이 물질적 행복이다. 다른 한편으로 욕망을 낮추어 지족하는 삶을 살면 행복도가 높아진다. 돈 없이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누리는 것이다. 

거실에 조그만 화초를 키우고, 시원한 바람을 쏘이면서 부부가 산책을 즐기거나 등산을 하는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리처드 포스터의 말처럼 '소유하지 않고 누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진짜 행복은 밖에 있지 않다. 우리나라 텔레비전의 최장수 드라마는 '전원일기'라고 한다. 무려 22년 동안 1088회가 방영됐다.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초원의 집'이라는 드라마가 74년부터 10년간 방영됐다. 

이 두 드라마의 배경적 주제는 우리의 행복은 거창하고 호화로운 것이 아니라, 그저 가족들과 지지고 볶고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시로 어려움과 다툼이 있고 자녀들이 사춘기로 말썽을 피운다 하더라도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을 행복으로 누리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교회가 전해야 할 것은 물질적인 행복을 넘어선 진정한 기쁨과 평강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에 두신 기쁨은 어떤 행복과도 비길 수 없다. 그렇기에 비록 현실은 어렵다고 할지라도 주님이 주신 평강과 기쁨을 깨닫고 누리도록 하는 것이 교회가 근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