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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쌍용차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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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

-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사는 게 전쟁이다. 전에 어른들이 그런 말씀을 종종 했었다. 그 만큼 삶이 치열했기에 하는 말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사는 게 전쟁 치르듯 그렇게 힘들었는지 모른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정말 사는 게 전쟁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중세기 전쟁 영화에서나 볼 듯한 장면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방패와 방석망, 그리고 날아오는 무기들을 막기 위해 고안된 여러 가지 장비들이 딱 옛날에 성을 공격하던 군인들 같다. 거기에 지키고 있는 자들은 고정된 새총을 쏘고, 사제 총과 포를 쏘아대니 그 모양이 다르지 않다. 

그곳에서 지키는 자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아래 있는 자들도 먹고 살려고 그들을 설득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으름장과 대화도 끝이 났고 회사 측은 경찰이 못하면 4600여명의 임직원이라도 당장 쳐들어가겠다고 한다. 이제 어떤 모양이든 점거 파업 70여일의 여정이 끝이 날 모양이다. 

이러한 일을 겪으면서 드는 생각은 아직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밖에 못왔는가 라는 자괴감이다. 21세기 운운할 것도 없이 민주화 20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우리는 갈등을 풀어갈 수 있는 메커니즘이 형성이 안됐다. 대화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하지만 결국은 칼과 칼이 부딪치고, 주먹과 주먹이 난무해야 대화가 시작된다. 서로의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고 서로를 향해 저주를 퍼부은 다음에야 극적인 타결을 이루어내는 것이 대한민국의 갈등해결 방법이다. 

쌍용차도 이러한 과정을 가다가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단지 이들은 이러한 대타협의 기회를 놓쳐버리고 전쟁의 상황까지 오게 된 것 뿐이다. 이러한 문제를 더욱 부채질한 것은 정치권이다. 사회의 갈등을 정치로 끌어들여 풀어 나가야할 그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싸움에 매몰되어 사회갈등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으니 더욱 한심한 것이다. 더군다나 노동 문제는 앞으로 계속적으로 전개되어질 것이다. 대량해고와 실업은 세계 모든 선진국가들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대한민국이라고 비켜갈 일은 아니다. 그런데 매번 각 회사에서 노조와 사측이 사생결단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모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규칙과 메커니즘이다. 싸움도 규칙이 있으면 스포츠고, 갈등도 구조 안에서 풀어지면 사회발전에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중요한 것은 어떤 규칙과 구조인가이다.

이 규칙과 구조의 기본에 대해 성경은 안식일의 규정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십계명 중 안식일을 말씀하시면서 하나님은 이 계명을 가지고 있는 당사자만의 안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안식의 허용범위는 그의 자녀와 남종과 여종, 그리고 소와 나귀와 같은 육축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안식년의 규정을 보면 그 안식에 땅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노동의 또 한 축인 이 안식은 이같이 개인의 규정이 아니라 그 가족, 그 모든 식솔들, 그리고 가축과 땅까지도 한 공동체 안으로 묶어내는 규정이었다.

안식의 축복은 ‘샬롬’으로서 하나님의 백성이요, 한 피조물로서 이 모든 것을 평화 안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계명은 우리에게 기억할 것을 명한다. 네가 애굽에서 종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구원해 내셨으니 그것을 기억하고 이 계명을 지키라는 것이다. 네가 어려웠던 그 때를 기억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명하는 안식은 내가 어려울 때를 기억하고, 그때 나를 구원하셨던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그 구원의 감격을 안식으로서 이 세계에 샬롬으로 선물하는 것이다. 그것은 창조의 신비를 회복하는 것이며 그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다. 거기서 중요한 것은 자녀와 종, 그리고 가축과 땅까지 포함하는 이 땅의 약자들을 돌아보며 그들에게도 샬롬의 은혜를 나누는 것이다. 이 규칙과 구조를 회복해 나가는 것이 노사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아닐까 싶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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