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클린턴 방북 이후 한반도와 교회역할

첨부 1


클린턴 방북 이후 한반도와 교회역할      
 
- 오일환·㈔평화한국 사무총장, 한양대 교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두 미국 여기자 석방 협상 명분으로 지난 4일 전격적으로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이번 클린턴 방북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4월5일)와 제2차 핵실험(5월25일)으로 긴장이 한껏 고조돼 있는 한반도 정세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클린턴과 김 위원장이 면담을 하고, 양국간 공동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해 폭넓은 의견교환이 진행됐다”라고 보도한 것으로 봐 이번 클린턴 방북이 단순히 여기자 석방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진지한 담화를 했다”고 강조한 대목은 더욱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양국의 ‘공동관심사’란 무엇일까? 그것은 북핵 및 장거리 미사일 문제, 북·미관계 정상화, 대북 경제지원 문제, 평화협정 등으로 집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난달 18일 서울을 방문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북한이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6자회담 관련국은 북한이 매력을 느낄 포괄적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음을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분명히 했다”고 강조한 이후 이 ‘포괄적 패키지’와 관련해 회자돼온 내용들이다.

문제는 이러한 패키지 내용이 하나같이 우리 안보문제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들인데, 앞으로 북·미 양자간 고위급 직접 대화가 본격화할 경우 자칫 한국의 입지가 밀려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 경우를 대비해 치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 핵심은 한·미 동맹관계를 이용해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의 끈을 놓치지 않는 일이다. 여기서 한국 교회의 역할은 한·미간 교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선을 대는 일일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다. 현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지금까지 취해온 ‘북한 버릇 고치기’로 소원해진 남북관계를 급진전시킬 수 있는 비상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북한의 대남 강경책을 누그러뜨릴 수 있느냐다. 그 유일한 방법은 북한 당국을 감동시키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정부 당국이 당장 이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듯싶다. 지금까지 파인 골을 하루 아침에 메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서 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북한은 악(惡)인 핵을 개발하지만, 교회는 선(善)을 행하며 이 악을 이기는 ‘뱀 같은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것은 곧 사랑의 실천이다. 사랑은 상대로 하여금 알게 모르게 완악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감동을 자아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 감동의 물결은 개혁·개방의 틈새를 벌릴 것이다.

비정상적인 체제를 정상화하고 긴장의 한반도를 평화와 통일 무드로 바꾸는 방법 중 하나는 비정치적인 영역의 역할이다. 한국 교회가 이 점을 고려한다면 인적·물적 교류의 접촉면을 적극적으로 넓히는 일에 주저해서는 안된다. 한국 교회가 이 일에 최선을 다할 때 북한 선교는 훨씬 용이해질 것이다. 북한이 ‘너 죽고 나 죽자’라는 식의 치킨게임을 벌일 때 한국 교회는 ‘너 살고 나 살자’는 남북 공생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일한 도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