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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걸레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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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가 됩시다     
 
- 김은호 목사 (오륜교회)
 

어떤 목사님의 아들이 학급 반장 선거에 출마해 "여러분이 저를 반장으로 세워주시면 오늘부터 여러분의 걸레가 되겠습니다"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는데 아이들이 걸레라는 말에 감동받았는지 정말 반장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목사님은 "사랑하는 아들이 약속대로 친구들을 위한 참된 걸레가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축복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걸레 하면 먼저 더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실이 좋지 못한 사람을 걸레 같은 사람이라고 부르고, 아무리 깨끗이 빨아 놓은 걸레도 만지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사는 세상엔 걸레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더러움이 있고 더러움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걸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걸레가 지나가면 그곳은 깨끗해진다. 그래서 걸레가 지나가면 자국이 남는다. 때로는 고속도로처럼 직선으로, 때로는 구불구불한 시골길처럼 자국이 남는다. 걸레가 지나가는 곳마다 먼지가 사라지고 때 묻은 것들이 지워진다. 걸레가 지나가면 그곳이 깨끗해진다. 방바닥을 지나면 방바닥이 깨끗해지고, 책상 위를 지나면 책상 위가 깨끗해지고, 마루 위를 지나면 마루가 깨끗해진다. 

하지만 걸레는 불평하지 않는다. 그곳이 아무리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라 할지라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걸레는 자신이 더러워진 것만큼 깨끗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걸레는 자신의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는다. 더러움을 닦아내지만 한 번도 자기를 내세우는 일이 없다. 자신의 희생을 통해 깨끗해졌지만 한 번도 안방 아랫목을 차지해본 일이 없다. 자기의 할 일을 마치면 언제나 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석의 자리로 돌아간다. 이것이 바로 걸레다. 

사람들은 추하고 더러운 사람을 가리켜 걸레와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걸레에도 자격이 있다. 아무나 걸레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리창 걸레는 유리창보다 깨끗해야 하고 마루 걸레는 마루보다 깨끗해야 한다. 걸레가 되려면 그것보다 더 깨끗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절대로 걸레가 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 더럽혀져 있다. 산과 계곡도 인간들이 내다 버린 쓰레기들로 더럽혀져 있고, 사람들의 마음도 미움과 증오와 탐욕 등 온갖 추하고 더러운 생각으로 더럽혀져 있다. 세상만이 아니라 교회도 세상 못지않게 더럽혀져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는 세상엔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걸레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더럽혀지고 찢기고 냄새나는 걸레는 많은데 씻겨주고 싸매어주고 닦아주는 걸레는 없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예수님처럼 냄새나는 발을 씻겨줄 수 있는 걸레가 필요하다.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어주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걸레가 필요하다. 오늘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걸레 같은 사람이다. 걸레 같은 사람이 많아야 가정이 깨끗해지고 교회가 깨끗해지고 세상이 깨끗해진다. 걸레가 많은 교회가 건강한 교회이고 좋은 교회다. 걸레가 많은 세상이 좋은 세상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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