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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은혜를 실력으로 착각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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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실력으로 착각 말자      
 
- 장경철 교수 (서울여대)
 

젊은 학생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연애에 관한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 학생들은 미팅에 나가 마음에 드는 짝을 만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기대에 비해 실상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미팅에 나가면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은 모양이다. 종종 받는 질문이 있다.

"교수님, 미팅에서 좋은 상대를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글쎄, 어떻게 해야 할까? 내 편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좋은 파트너를 만나려면 아무래도 재수가 좋아야 할 것 같다.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다. 나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하기에 교회에서 주로 지내는 분들과는 어휘 사용이 다를 수 있다.

나는 '은혜를 받았다'는 말과 '재수가 좋았다'라는 말을 같은 뜻으로 사용한다. 학생들에게 은혜를 받는다는 말을 사용하니,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지 못 했다. 그런데 재수가 좋아야 한다는 말을 쓰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한다.

예를 들어 어떤 좋은 결과에 대해 칭찬을 받으면 그게 다 은혜였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좋은 결과가 나타났을 때 내게 원인이 있어 그렇게 된 게 아니란 것을 인정하는 진술이다. 내 안에는 그렇게 좋은 결과를 빚어낼 만한 것이 없었으나, 누군가의 호의로 좋은 결과가 생겼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유능한 사람들은 많은 것들이 재수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간파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능력이 차지하는 역할이 매우 적다는 것을 알기에 좋은 결과를 낼수록 더욱 겸손해진다.

처음에 어느 정도 실적을 내지만 나중에 파산하게 되는 사람의 특징이 있다. 그것은 재수를 실력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경기가 좋으면 약간만 노력해도 좋은 실적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온전히 자신의 실력으로 된 것은 아니다. 재수를 실력으로 착각하게 되면 성급하고 무리하게 규모를 늘려 결국 치명적 결과를 맞을 수 있다.

믿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교회에서도 처음에는 인정받다 나중에 결말이 안쓰러워지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은혜를 사실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나를 쓰시는 것은 내가 정말 잘하거나 잘났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기회를 주신 것뿐이다. 그런데 한순간이라도 내가 정말 잘하기 때문에 지금 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모든 불행의 밑바탕에는 은혜를 사실로 오인하는 착각이 있다. 인생의 많은 것은 내가 직접 결정할 수 없는 것들이다. 내게 주어지는 조건을 내가 바꿀 수 없다. 잘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다 재수의 문제는 아니다. 내게 찾아온 사건과 만남들 가운데 어떤 것들이 내게 거주하도록 만들 것인가는 실력의 문제다. 오늘도 나를 배려해주시는 분의 은혜를 겸손히 인정하는 가운데 내게 찾아온 나쁜 것들이 오래 거주하지 않게 만들고, 내게 찾아온 좋은 것들이 내 세포가 되도록 만드는, 진정으로 실력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

기사원문보기 : http://www.kukinews.com/mission/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921394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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