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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죽음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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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영성      
 
- 이동원 목사 (지구촌교회)
 

죽음에 대해서도 영성을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리네 삶이 영성의 삶이어야 한다면 우리의 죽음도 영성적 죽음이어야 한다. 웰빙(Well being)은 웰 리빙(Well living)과 웰 다잉(Well dying)의 결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복된 인생은 잘 살고 잘 죽는 것이다.

삶과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잘 살고 잘 죽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죽음의 관점에서 삶을 성찰해야 한다.

최근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우리 곁을 떠나갔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죽음의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머잖아 우리도 결국 그 길을 가야 한다. 죽음에서 면제된 인생은 없다. 성경은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죽음은 분명 죽은 이들과 이별식을 치러야 하는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크나큰 상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성 작가 헨리 나우웬은 죽음을 '가장 위대한 선물'(Our Greatest Gift)이라고 했다.

헨리 나우웬이 마지막으로 남긴 책의 주제가 '죽음-가장 큰 선물'이었다. 그는 이 책을 쓰는 이유를 "참으로 사랑했던 이 세상에 최고의 선물로 죽음과 친해지는 일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성경에서 죽음은 두 개의 상반된 얼굴로 묘사된다. 죽음은 우리의 적이고 원수다. 바울은 "사망아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 외친다. 죽음은 우리를 추하고 고통스럽게 이 세상과 작별하게 하는 원수 같은 존재다.

그러나 동시에 바울은 지금 삶과 죽음 사이에 끼여 살고 있지만 죽음은 '더 좋은 일'이라고 고백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죽음으로 세상을 떠나 그리스도와 영원히 함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최상의 준비는 지금 여기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를 미리 경험하고 학습하는 것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진정 바울처럼 그리스도와 온전히 영원토록 함께함을 갈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헨리 나우웬은 어머니 자궁 안에서 대화하는 이란성 쌍둥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동생은 "난 이곳 밖에도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빠는 이 어둠의 장소가 우리가 바라볼 모든 곳이라고 우긴다. 자궁에 고통이 시작되자 여동생은 다시 이렇게 말한다. "오빠, 이 꽉 조여오는 고통은 우리가 새 세상으로 나가 엄마를 보도록 준비하라는 것이야." 그렇다. 새 세상을 바라보며 오늘의 고통을 견디는 이들에게 죽음은 새로운 탄생 축제의 준비일 뿐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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