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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대중 선생에 대한 세 가지 아쉬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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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선생에 대한 세 가지 아쉬움’ 전문 [2009-08-26 06:52]
 
- 서경석 목사(서울조선족교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는 국장(國葬)도 끝이 났다. 이제는 남은 사람들이 김대중 선생이 안 계신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이제부터는 김대중 선생의 업적과 아쉬운 점들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지난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너무 비극적이다 보니 노무현 씨의 업적에 대한 과도한 미화(美化)가 있었다. 물론 언론의 잘못 때문이었지만 이러한 잘못된 미화 덕분에 요즈음 친노정당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고인(故人)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감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내가 에둘러 김대중 선생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려는 이유도 김대중 선생의 뒤를 잇고자 하는 분들이 처신을 잘 해주시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김대중 선생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고 나는 평가한다. 그분이 있음으로 해서 민주화가 가능했고 또 그분이 있음으로 해서 남북화해의 물꼬를 틀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김대중 선생에게 세 가지 허물, 내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첫째는 대통령직에 대한 집착이었다. 이 때문에 김영삼 씨와의 후보단일화가 되지 못하고 노태우 씨가 대통령이 되었고 김영삼 씨는 3당합당을, 김대중씨는 DJP연합을 했어야 했다. 또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은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고 지역주의는 더욱 심화되었다. 특별히 호남지역은 김대중 선생의 볼모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대중 선생은 훗날 김영삼씨에게 후보직을 양보하지 않은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셨다고 한다. 참으로 시원한 말씀이다. 그러나 김대중 선생이 대통령 임기를 마치신 후에도 대통령직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초월하지는 않으신 것 같다. 이 집착은 김대중 선생을 계승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로 계속 이어졌고 이로 인해 호남사람들의 몰표현상은 더욱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김대중 선생이 호남의 몰표현상을 원상으로 복귀시켜놓고 가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두번째는 햇볕정책에 대한 집착이다. 우리 국민은 김대중 선생이 햇볕정책으로 남북화해의 물꼬를 텄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이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거액의 뒷거래가 있은 것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하여 우리 국민을 경악시켰을 때 김대중 씨와 열린우리당은 북한에 대해 변변한 분노조차 표시하지 못했다. 나아가 김대중 씨는 햇볕만으로 얼마든지 핵을 포기시킬 수 있다고 강변했다. 그리고 김대중 씨 지지자들은 북핵을 반대하는 것은 마치 전쟁을 택하는 것인 것처럼 왜곡선동을 했다. 나는 이 때의 김대중선생의 잘못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김대중씨를 뒤따르지 않았다. 그리고 북핵폐기를 위해서는 당근과 채찍을 함께 써서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탄생했고 지금도 이명박 정부는 국제공조 하에서 핵폐기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김대중 선생은 햇볕정책이 용도폐기 압력을 받는 것을 견디시지 못한 것 같다. 사실은 제아무리 북이 핵실험을 해도 남북대화의 물꼬를 튼 김대중 선생의 업적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는 것이었다. 북한이 하도 악해서 그렇게 된 것을 김대중 선생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또 햇볕정책의 완전 폐기도 불가능하다. 단지 햇볕정책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것뿐이었다.

그렇다면 김대중 선생은 북핵폐기를 위해 이명박 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역할 분담도 하면서 이명박정부에게 힘을 실어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김대중 선생의 햇볕정책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이러한 협력을 불가능하게 했다고 생각된다. 나는 이 점이 무척 아쉽다.

세번째는 현재의 야당에 대한 집착이다. 이 점은 당 총재를 지낸 김대중 선생으로서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인 김대중 선생은 먼저 나라 전체를 생각해야 했다. 그래서 국부(國父)로 추앙받으셔야 했다. 그러나 김대중 선생은 그런 생각은 없이 야당의 승리만을 생각하는 정파적 입장을 벗어나지 않으셨다.

사실 김대중 선생은 참 합리적인 분이셨다. 민주화운동 때에도 김대중 선생은 보수야당의 입장에서 민주화운동의 완급을 잘 조절하셨다. 김대중선생의 지도력이 없었더라면 민주화운동은 급진세력에게 휘둘려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또 김대중 선생은 친북좌파들이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도 열린우리당이 침묵하자 열린우리당의 침묵은 잘못이라고 말씀하신 분이셨다. 김대중 선생은 이런 말씀을 계속하셨어야 했다.

그러나 김대중 선생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교원평가를 반대하는 전교조를 야단치지도 않으셨고 과격한 쟁의를 일삼는 민노총을 비난하지도 않았고 친북좌파가 FTA를 반대한다며 전남도청을 파괴할 때도 아무 말이 없으셨고 좌파들이 광우병 촛불시위로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을 때에도 침묵을 지키셨다. 이때 당연히 말씀하셨어야 했다.

반대로 김대중 선생은 反이명박 연대를 강화하고 이명박 정부를 맹공하는 일에는 앞장을 서셨다. 민주주의의 위기 이야기도 지나친 말씀이셨다. 왜 정파를 초월해서 옳은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정파적 입장에 매몰되어 계셨나? 왜 거의 돌아가실 때까지 그렇게 살으셨나? 호남사람들에게 민주당도 찍고 한나라당도 찍으라고 하셨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김대중 선생에게는 지역주의를 극복하실 수 있는 힘이 충분히 있으셨는데 유감스럽게도 김대중 선생은 그 힘을 사용하지 않으셨다. 왜 그랬나? 김대중 선생에게 계속 정치에 대한 집착이 있으셨기 때문이다. 이것은 노욕이 아니었을까? 나는 이점이 너무 너무 아쉽다. 

김대중 선생을 추종하는 분들이 선생께서 못 이루고 가신 일들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런데 햇볕정책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당근만으로 북핵을 포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김대중 선생의 허물을 계승하는 것이 된다. 그것이 아니라 못 이루고 가신 것을 마져 이루어야 한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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