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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옥에 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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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관한 단상      
 
- 리처드 마우 풀러신학교 총장
 

재키 스토운이라는 여성은 버니 매도프에게 몹시 화가 나 있다. 필자는 그녀를 나무라고 싶지 않다. 그녀와 그녀의 가문(부모, 삼촌, 숙모, 사촌 등) 전체가 현재 재정적 불안에 직면해 있다. 매도프에게 모든 걸 투자했다가 몽땅 잃은 것이다. 그 투자가에게 150년형을 선고한 법원의 결정도 재키에게는 불만족스럽다. 그녀는 더 큰 형벌을 원한다. "버니에게 죽지 않는 장수약이라도 먹여야 해요. 자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대로 고통당하는 것을 목도하도록 말예요." '하퍼스매거진' 8월호의 짤막한 글 중, 매도프 공판 기록 피해자 진술 인용문에 나오는 스토운 양의 말이다. 

또 한 사람의 피해자 데이빗 스패니어도 비슷한 말을 했다. "매도프의 감방 전체를 거울로 도배해 그가 매일 자기 모습을 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그의 사악한 사기극 비디오를 계속 틀어 그걸 상기시켜 주었으면 더욱 좋겠구요." 

어떤 신학교에서 한 친구와 지옥에 관한 얘기를 나눈 직후 난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이 글들을 읽었다. 구원의 손길이 얼마나 넓게 펼쳐질 것인가는 비밀이다. 매도프 사건 피해자들의 진술을 읽으며 필자는 지옥의 실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우린 모든 사람이 종국에 가서 구원받기를 희망한다. 이게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지만 성경은 지옥이 영원하다고 가르친다." 이게 요즘 일부 복음주의자들의 지옥에 관한 이야기다. 무슨 뜻인가? 도덕적으로 계몽된 사람들은 지옥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지만, 하나님께서 지옥이 영원하다고 말씀하시는 이상 내키지 않아도 우리가 거기에 따라야 한다는 뜻이 아닌가. 

하지만 매도프 사건 피해자들은 좀 다른 방향을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매도프가 자기 행동의 결과를 계속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사회에 진 빚을 갚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그가 타인들에게 행한 일이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 자신이 계속 목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수약, 거울로 도배된 감방, 피해자들의 고통에 관한 비디오 기록 등 피해자들의 상상에서 나온 제안에는 깊은 공의 의식이 담겨 있다. 그들은 매도프가 무언가 지옥 같은 것을 계속 맛보기 원했다. 150년 징역으로는 불충분했다. 피해자들의 본능적인 발언을 생각하면서 우린 어린 소녀들을 납치해 성노예로 팔아넘기는 동남아 등지의 파렴치범들도 상기해야 한다. 그 어린 희생자들은 공의가 세워지고 자신들의 원통함이 풀리기를 희망하고 또 희망할 것이다. 그런 희망은 아주 정당하다. 

찬송가에 나오듯 '최악의 죄인도 진정으로 믿는다면 그 순간 예수님께 용서를 받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나를 긴장시킨다. 나치 시절 유대인 어린이들의 대량 학살을 구경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소풍 도시락을 제공했던 독일군 지휘관이 회개하고 구원을 선물로 받아들이는 순간 즉시 용서를 받겠는가. 성경이 그렇다고 가르친다면 나는 그렇게 믿을 것이다. 우리는 많은 비밀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고 있다. 

(번역=김춘섭 예수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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